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광주형 일자리 타격의 1등 공신이다. 정 수석은 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2의 광주형 일자리 모델 후보에 대해 “지자체들이 지역 실정에 맞는 산업을 전략적으로 선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기 광주형 일자리 가동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정 수석은 “군산, 구미에서 적극적으로 광주형 일자리 모델을 가지고 연구를 하고 있다”며 “고용 없는 성장의 시기이고 지역경제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타결하는 방법은 결국 사회적 대화와 타협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광주-현대차 모델에 이어 삼성과 SK 등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청와대는 광주 때처럼 중매자, 보증인 역할만 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정 수석이 아니었다면 광주형 일자리 타결이 어려웠을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 수석은 부임 이후 광주를 오가며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등 협정 타결의 밑자락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수석은 지난해 12월 협상이 타결 직전까지 갔다가 노동계 반발로 무산되자 재차 노동계를 설득해 절충안을 만들었다.
정 수석은 지난 26일 ‘유시민의 알릴레오’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제가 언론 인터뷰를 하며 ‘일자리가 있으면 지옥이라도 가겠다’고 했는데, 지옥에 가기 전에 죽을 것 같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안에서 정책 전문가로 꼽히는 정 수석은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정책조정비서관, 기획조정비서관 등을 지냈다. 2017년 대선 때는 선거대책위원회 정책상황실장을 지내는 등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뒤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으로 일하다 지난해 6월 일자리수석에 임명됐다.
정 수석은 취임 이후 관광과 콘텐츠, 사회서비스 일자리 등 일자리 창출 3대 중점 분야를 정했다. 현장 방문과 결과 중심 정책을 통해 올해 안에 일자리 10만개를 새로 만든다는 계획을 짰다. 일자리수석실은 지난해 6월 관련 내용을 문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했다.
정 수석은 취임 직후부터 현장 행보를 강화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위치한 SM엔터테인먼트의 복합문화공간 SM아티움을 방문했고, 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 부지를 중심으로 K팝 육성을 위한 공연장 조성도 검토했다. 회의도 실속있게 개선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열리는 일자리 태스크포스(TF) 회의는 본래 각 부처 차관들이 참석했다. 이를 실국장급으로 직급을 낮추고, 회의도 1시간 내에 끝내는 것으로 바꿨다. 일자리만 보고 달린 정 수석의 꿈이 광주형 일자리 타결로 일단 빛을 봤다는 평가다.
정 수석은 일단 광주형 일자리 확산에 전념할 계획이다. 정치권에선 정 수석이 일자리 창출 성과를 바탕으로 21대 총선 때 관악을 지역구에 차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