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워싱턴에서 열린 장관급 무역협상에서 지식재산권 보호와 중국의 미국산 제품 수입확대, 기술 이전 문제 협력 강화 등에 합의했다. 무역협상 최대 쟁점으로 지목돼 왔던 문제에서 이견을 좁히면서 두 나라 정상이 직접 만나 무역협상을 최종 담판 짓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양측은 기술이전과 지식재산권, 실행체제 등 공동 관심사 및 중국의 관심사에 초점을 두고 진실하고 구체적이며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며 “양측은 중요한 단계적 진전을 달성했고 향후 협상의 시간표와 로드맵을 분명히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단을 만난 자리에서 “무역협상이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며 “미·중이 역대 최대의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산 대두를 하루에 500만씩 사들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반색했다.
하지만 미국 협상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상당한 진전을 이뤘지만 합의하려면 아직 일이 많이 남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장관급 무역협상의 결과가 “최종합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의 종식 여부는 양국의 정상회담에서 최종 판가름 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협상단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친서에서 2월말 중국 하이난성에서 정상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다.
시 주석은 친서에 “양측이 무역협상 마감 시한인 3월 1일 전에 조기 합의에 이르기 위해 서로 타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과 아마도 한 번 또는 두 번 만날 것”이라면서 “시 주석과 만날 때는 모든 사항이 합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를 다음 주 초에 발표하겠다”며 “여러분 대부분이 그 장소가 어디인지 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동안은 베트남의 하노이와 다낭이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가장 자주 언급됐다. 이 때문에 베트남이 정상회담 개최지로 사실상 굳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 장소로 베트남에서 가까운 하이난성을 지목하면서 미·중 정상회담과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연계돼 치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시 주석과의 회담 일정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 일정을 연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