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왕성히 활동한 가수 홍민이 아픈 가정사를 털어놨다.
홍민은 31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내 그리움의 원천은 부모님이다. 부모를 모르고 살았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가 월북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되는 시대였다”며 “(아버지가) 납치된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홍민의 아버지는 서울대학교 전신인 경성제국대학교 교수를 지낸 지식인으로 알려졌다.
홍민은 어머니에 대한 흐릿한 기억을 되짚기도 했다. 그는 “네살 때 어머니가 동생을 업고 누나와 내 손을 잡은 채 물속으로 다이빙을 했다”며 “그때는 잡히면 총살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물 밖으로 나왔는데 어머니가 젖은 옷을 갈아입고 아버지를 찾는다고 나가셨더라”며 “그 길로 어머니를 잃어버렸다”고 밝혔다.
이후 홍민은 가수로 성공한 뒤 어머니를 찾아 나섰던 사연도 전했다. 그는 “시장에서 한 상인이 나만 나오면 ‘쟤가 내 아들인데’라고 말한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다”며 “어머니가 살아있다고 해서 수소문했는데 결론은 아니더라”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아내는 (어머니가) 맞는 것 같다며 여자의 느낌이라고 하더라”면서 “또 한번 버림받은 느낌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니 내 등을 만지며 ‘아니어도 언제든 오라’고 했는데 묘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작은어머니에게 (그분) 사진을 보여줬더니 ‘네 엄마 맞다’고 하시더라”며 “지금도 가슴에 남아있는데 현실이 아닌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홍민은 1973년 ‘고별’을 발표하며 데뷔했다. 이후 ‘망향’ ‘석별’ 등의 히트곡을 내며 쎄시봉의 맞수로 불렸다. 데뷔 46년 차인 홍민은 최근에도 40년 만에 신곡을 준비하며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