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구단이 대부분 사실상 연봉 협상을 종료했다. 올해 FA 시장도 문을 닫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모든 구단들이 내년 시즌을 위해 미국과 일본, 호주, 대만 등에 스프링캠프를 차렸다. 내년 전력 구상 작업이 일단락됐다는 의미다.
이런 가운데 베테랑 투수 4명이 각기 다른 이유로 행선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방출, FA 계약 불발, 연봉 협상 실패 등이 이유다.
지난해 10월 KIA 타이거즈에서 방출된 임창용(43)이다. 2017년 FA자격을 취득했지만 행사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해 시즌 뒤 방출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37게임에 나와 86.1이닝을 던지며 5승5패 4세이브 4홀드를 기록했다던 그였기에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해외 리그 진출설 등 다양한 소문들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계약이 타결됐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40대 중반의 나이, 구단과의 관계 등 부담스런 부분이 많기에 선뜻 나설 구단이 없다.
롯데 자이언츠 이명우(37)도 마찬가지다. FA 권리 행사를 포기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30일 롯데 보류 선수 명단에 그의 이름이 없었다. 좌완 불펜 투수가 부족한 롯데였기에 의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9경기를 뛰며 건재함을 과시한 그였다. 전혀 소식이 없다.
롯데 노경은(35)은 지난해 33경기에 나와 132.1이닝을 소화했다. 9승 6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올해도 선발 투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됐다. 그래서 순조로운 FA 협상이 예상됐다. 그러나 계약금 문제가 불거지며 결국 협상 실패로 종결됐다. FA 미아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경은은 대만 등 해외리그 진출까지 모색하겠다는 태도다. 노경은에게 불리하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한화 이글스 권혁(36)은 FA기간이 끝나 구단과 단년 계약 협상에 나섰다. 부상과 재활 끝에 지난해 활약이 미미해 연봉 삭감은 불가피했지만, 스프링캠프 참여가 불발되면서 협상은 틀어졌다.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한화는 일단 권혁과의 협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FA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적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처럼 베테랑 투수 4인방의 행선지는 오리무중이다. 강제 은퇴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선수 생활 가운데 가장 추운 설 명절을 지내게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