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수출 5.8% 감소…반도체·중국경기 둔화 영향

입력 2019-02-01 10:31

수출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과 반도체 가격 하락,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요인의 영향이 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 감소한 463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수출은 지난해 12월(-1.2%)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과 반도체 가격·국제유가 하락이 영향을 미치면서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무역수지는 13억4000만 달러로 84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전체 수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반도체 수출은 23.2% 줄어들었다. 반도체는 지난해 9월 최고 실적(124억3000만 달러)을 달성한 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글로벌 IT기업들의 투자 연기와 재고 정리 등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요가 줄면서 내림세를 타기 시작했다. 다만 산업부는 “올해 반도체 메모리 가격과 수출 하락국면이 상저하고 추세를 보이며 하반기에는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의 급격한 하락도 석유제품·석유화학 품목 수출에 타격을 줬다. 다만 석유화학 품목은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출 물량은 5.3% 증가(지난달 28일 기준)했다. 산업부는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의 수출 여건도 하반기에나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제 1수출국’인 중국의 성장 둔화가 미친 영향도 컸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선박과 컴퓨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품목이 부진했다. 특히 반도체(-40%)와 석유제품(-36.4%), 석유화학(-13.7%)의 수출이 큰 규모로 줄었다.

1월 수출 부진은 경쟁력 문제보다 경기 순환적 요인이 크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국 수출도 지난해 말부터 감소 추세라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중국과 일본, 대만의 수출은 각각 4.5%, 3.2%, 3.0%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산업부는 경기 순환적 요인을 배제하기 위해 반도체와 석유제품, 석유화학 품목을 제외하면 1월 수출은 314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산업부는 또 수출 물량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은 단가하락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수출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지만 수출단가는 13.1% 하락했다. 13대 주력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석유화학·석유제품 등 9개 품목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자동차와 철강 등 4개 품목과 2차 전지 등 신(新) 수출성장동력 품목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올해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지만, 수출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수출 활력 회복에 총력을 다해 경주하겠다”며 “이달 중 관계부처 합동으로 부처별 수출 대책을 집대성한 수출 활력 제고 방안을 수립하고, 분야별 수출 대책을 연중 시리즈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임주언 기자 e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