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복동 할머니의 마지막 경고… 日대사관 옛터 향하는 운구

입력 2019-02-01 09:54 수정 2019-02-01 10:24

고(故) 김복동 할머니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성노예 범죄를 사과하지 않은 일본 정부를 향해 마지막으로 경고하고 영면에 들어간다.

김 할머니의 발인은 1일 오전 6시30분쯤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엄수됐다. 운구는 병원에서 출발해 서울 도심을 가로지른 뒤 장지로 이동할 예정이다. 오전 8시30분 서울광장에서 추모 행렬을 만났고, 오전 9시30분 현재 광화문 앞을 지나고 있다.

위안부 피해자를 후원한 잡화기업 마리몬드의 윤홍조 대표는 김 할머니의 영정사진을 들었다. 김 할머니와 함께 제국주의 일본의 성범죄를 고발했던 다른 피해 할머니들, 정의기억연대를 포함한 시민단체와 추모 행렬이 김 할머니의 운구차를 뒤따랐다. 김 할머니의 생전 발언을 적은 만장은 청년들의 손에 들렸다.

김 할머니의 운구는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의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 도착한다. 위안부 피해자와 시민단체들은 매주 수요일마다 이곳에서 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김 할머니는 1926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만 15세였던 1940년 일본으로 끌려갔다.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일본군의 침략 동선을 따라 끌려 다니며 성노예 피해를 당했다. 1947년 고향으로 돌아왔고, 1992년 일제 성노예 범죄를 고발했다.

그 이후 27년간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서 일제의 만행을 알렸다. 여러 피해자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용기를 불어 넣으며 인권운동가의 길을 걸었다. 나문희·이제훈 주연의 2017년작 ‘아이 캔 스피크’는 김 할머니의 생애을 그린 영화다.

김 할머니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를 받지 못하고 지난 28일 오후 10시41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주한일본대사관 옛터에서 영결식을 끝내고 충남 국립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하관식은 오후 5시에 시작된다.

김철오 기자, 사진=최민석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