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기간 배달 음식 주문량이 평소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 명절에 고향을 찾는 대신 홀로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1인분 주문이 평상시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맞춰 업계는 명절 ‘혼밥족’을 위한 마케팅에 나섰다.
배달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은 데이터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설 연휴 기간(2월 15~18일) 자사 앱을 통해 거래된 배달 음식 주문량이 평소(전월 같은 요일) 대비 13.4%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수치로 보면 설 연휴였던 나흘간 주문한 수는 약 280만 건이나 됐다.
배달 음식 주문이 가장 많았던 날은 ‘명절 바로 다음 날’이었다. 지난해 경우를 보면 설 당일 다음 날인 2월 17일 주문량은 연휴 중 최대치였던 약 78만 건이었다. 명절 직후 피로감이 커 차례상 음식 대신 다른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연휴 첫날 주문 수는 62만 건, 설날 당일은 64만 건, 연휴 마지막 날은 76만 건이었다.
1인분 형태의 주문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였다. 전체 주문 수는 명절 바로 다음 날 가장 많았지만 주문금액 1만2000원 이하의 ‘1인분 주문’ 건수는 설날에 가장 높았다. 43만건으로 그날 일어난 전체 주문의 절반 가까이(48%)가 1인분 주문이었다. 특히 전월 같은 요일과 비교했을 때 1인분 주문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혼밥, 혼술에 이어 ‘혼설족’, ‘혼추족’처럼 설날과 추석 등 명절을 혼자 보내는 것은 최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일이나 학업 등 개인 상황으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연휴를 재충전의 시간으로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측은 “명절 상차림을 간소화하거나 귀성길에 나서는 대신 집에서 휴식을 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등 명절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면서 “이런 경향이 배달 음식 주문 데이터에서도 드러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과 상품도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설 연휴 기간인 2일부터 6일까지 CGV극장에서 ‘햇반컵반’ 협업 마케팅을 진행한다. 서울지역 10개 CGV극장에서 조조 영화를 관람한 고객에게 햇반컵반 사골곰탕국밥을 제공한다.
최근 명절 연휴를 혼자 보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데다 가족 단위로 명절 연휴에 영화를 보는 게 하나의 트렌드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
CGV건대입구, 구로, 대학로, 동대문, 등촌, 명동, 명동역, 목동, 수유, 피카디리 1958 극장에서 진행된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명절에 주로 즐겨 먹는 반찬들을 담은 ‘명절도시락’을 5500원에 출시했다. 역시 주 고객은 설 명절을 혼자 보내는 혼설족이다.
이 도시락은 명절 하면 떠오르는 9가지 인기반찬을 구절판 용기에 담았다. 고슬고슬하게 지은 오곡밥에 취나물, 무나물, 오미산적, 고추튀김, 동그랑땡, 잡채, 제육볶음 등을 담았으며, 보름달을 연상시키는 맛밤을 오곡밥 위에 통째로 올렸다.
새해 대표 음식인 떡국 도시락도 판매한다. 지난달 출시한 ‘사골 떡만두 한그릇 도시락(4300원)’은 사골육수에 CJ 비비고 왕교자, 떡, 당면을 담아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