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휴게소 들르기 무서워”…홍역 대란에 걱정 많은 부모들

입력 2019-02-03 05:06
(뉴시스)

설 연휴 영유아 데리고 귀성·귀경길에 나서는 젊은 부모들이 홍역 확산 소식 때문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육아정보카페에는 명절기간 시댁·처가 등 다른 지역으로 갔다가 아이가 홍역에 걸릴까봐 무섭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는 중이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면서 공포가 더 커지고 있다.

유명 맘카페에는 지난달 말부터 관련 글이 넘쳐났다. 한 부모는 “4개월 아기가 있는데 기차를 타고 창원과 대구에 들르려 하는데 홍역 때문에 걱정된다”고 호소했다. 대구는 지난달 홍역 확진자가 한꺼번에 17명 발생한 지역이다. 다른 맘카페의 한 부모는 “사촌 오빠 딸이 마산에 있는데 어제 홍역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들었다”며 “창원으로도 금방 오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 했다. 하지만 마산에는 아직 확진 판정자가 없다.

홍역 집단 발생 사례는 대구와 경기 지역으로 각각 17명과 13명이다. 이외 서울과 경기도, 전남에 개별 사례가 각각 4명, 5명, 1명씩에 인천과 제주도에도 각각 확진환자가 1명씩 생겼다. 총 42명이다. 이중 경기 안산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백신을 맞추지 않은 아기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들은 아기들에게 이른바 ‘가속접종’을 맞아야 하는 건 아닌지도 불안해하고 있다. 가속접종은 백신을 맞는 적정나이인 돌 이전에 예방접종을 시키는 걸 뜻한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기간 대중교통이나 휴게소 등에서 홍역이 확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은화 교수는 “국내에서는 메르스 당시의 경험으로 사람들 사이에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유독 심한 면이 있다”면서 “국내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홍역 면역을 갖춰 연휴 기간이라고 해서 홍역이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말했다.

가속접종 역시 효과가 거의 없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생후 11개월까지는 아기들이 어머니로부터 항체를 물려받는다”면서 “지금 가속접종을 맞는다고 해도 다시 접종을 받아야 한다. 그보다는 정말 백신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맞추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