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아진 계약기간…FA정년 37세?’ 리빌딩 명분…선수생명 단축

입력 2019-02-01 09:04

올해 FA시장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계약 기간이다. 과거 FA들은 협상 과정에서 4년을 기본으로 했다. FA자격 재취득 연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시장에 나온 선수들의 나이가 많은 탓도 있지만, 대부분 4년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 FA 시장 1호 계약자였던 NC 다이노스 모창민은 34세다. 계약 기간은 3년으로 잡혔다. 36세까지 선수 생활이 보장됐다. 이후 1년 계약을 통해 선수 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지만, 보장이 되어 있지 않다.

한화 FA 3인방도 비슷하다. 송광민은 2년을 보장받았다. 36세인 그는 37세까지 선수 생활을 보장받았다. 34세인 이용규는 2+1년이다. 35세까지 보장받고, 활약도에 따라 36세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같은 34세인 최진행은 계약 기간 1+1년이어서 올해 활약이 뛰어나지 못하면,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 처지다. 35세가 정년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35세인 KT 위즈 박경수는 계약 기간 3년을 보장받았다. 37세까지는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금민철의 경우 33세임에도 불구하고 2년만 보장받았다. 34세가 선수 생활의 고비가 된다는 의미다.

키움 히어로즈 이보근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3+1년이다. 올해 33세여서 자신의 활약도에 따라 36세까진 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 유일한 20대 FA였던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마저 4년이 아닌 3년만 계약했다. 31세까지만 계약된 셈이다. 나이 등을 볼 때 또 한 번의 FA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이지만, 보장된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LG 트윈스 박용택(40)과 삼성 윤성환(38) 등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 정년이 37세 이하로 결정된 셈이다. 선수 생명이 오히려 후퇴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각 구단이 리빌딩을 내세워 베테랑 선수들의 설 자리를 줄이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FA 계약을 통해 살아남긴 했지만, 정년이 늘어나는 사회 분위기와는 거꾸로 가고 있는 야구계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