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포괄적 핵리스트 요구” 北 자극 가능성…트럼프는 북·미, 미·중 연쇄회담 추진

입력 2019-02-01 08:18 수정 2019-02-01 08:49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한에 포괄적인 핵무기 리스트를 요구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건 대표는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학이 주최한 북한 관련 토론회에 참석, 강연을 통해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포괄적인 신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AP뉴시스

비건 대표는 “북한의 핵심 핵·미사일 시설에 대해 전문가들의 접근과 모니터링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핵분열성 물질, 미사일, 발사대와 다른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완전한 제거와 파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또 북·미 비핵화 협상이라는 외교적 해법이 실패할 경우 비상대책을 갖고 있다고 압박했다. 이어 북·미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주한미군 철수는 “전혀 논의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비건 대표는 이번 연설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상태에서 미국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드러냈다. 북한이 포괄적인 핵 리스트 신고의 요구에 반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면서 비건 대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의 4차 방북 당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알리고 약속 이행을 요구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미·중 정상회담과 연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연쇄적으로 만날 의향을 있음을 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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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단을 만나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위해) 시 주석과 아마도 한 번 또는 두 번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측 협상대표단으로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친서를 전달받았다.

CNBC방송은 2월 말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직후 미·중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이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북·미·중’ 3국 정상이 한 자리에 모이는 정상이 열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CNBC는 미·중 정상회담 개최에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난제가 많아 미·중 무역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또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 정상을 연달아 만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시기를 다음 주 초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담 장소와 관련해 “여러분 대부분이 그 장소가 어디인지 알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면서 “그것이 대단한 비밀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담은 2월 말에 있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보면 회담 장소는 유력하게 거론됐던 베트남으로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