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기자 김웅(49)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손석희(62) JTBC 사장이 각종 의혹에도 ‘뉴스룸’ 진행을 이어가고 있다. 손 사장은 지난 31일 뉴스룸 마지막 순서인 ‘앵커 브리핑’에서 “정초부터 말로 상처 주지 말자”고 당부하며 자신의 휴가 일정도 알렸다.
손 사장은 지난해 추석 때 화제가 됐던 ‘명절 잔소리 메뉴판’을 언급하며 “걱정하는 마음은 유료로 판매하고 있으니, 구입 후에 이용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메뉴판에 적힌 문구였다.
그러면서 “설날이란 모두가 조금은 낯설고도 사뭇 서럽게 맞이하는 첫 번째 새날이다. 그 조심스러운 정초부터 부디 말로 서로 상처 주지 마시길”이라고 당부했다. 방송 말미에는 “저와 안나경 앵커, 박성태 기자는 오늘부터 함께 설 연휴 동안 휴가를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입장문을 내고, 얼굴까지 공개하며 방송 인터뷰에 나서는 등 연일 거센 폭로를 이어가고 있지만 손 사장은 개의치 않는 듯하다. 앞서 김씨는 손 사장을 향해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모든 걸 용서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저녁에는 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김씨의 어깨, 안면부 등을 때린 혐의를 받는다. 김씨는 11일 인근 파출소에 찾아가 피해 사실을 알린 뒤 13일 정식으로 신고를 접수했다.
이번 폭행 진실 공방은 김씨가 과거 손 사장이 낸 접촉사고를 취재하면서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손 사장이 접촉사고가 보도되는 것을 막기 위해 JTBC 정규직 채용을 제안했고, 자신이 이를 거절하자 격분해 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 사장은 김씨의 이 같은 주장은 정면 반박했다. 외려 김씨가 채용 청탁을 했고, 폭행 역시 손으로 건드린 정도가 전부라는 것이다. 손 사장은 김씨를 공갈미수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