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큼 비원딜을 높은 퀄리티로 다룰 수 있는 선수는 없다”

입력 2019-01-31 20:15
라이엇 게임즈

그리핀 원거리 딜러 ‘바이퍼’ 박도현을 막기 위해서는 몇 장의 밴 카드가 더 필요할까. 지난 시즌 비(非) 원거리 딜러 메타에서 독보적 기량을 뽐냈던 박도현이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에는 카이사, 루시안 등 기존 원거리 딜러로 여전한 캐리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핀은 31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SKT를 세트스코어 2대0으로 완파했다. 그리핀은 이날 승리로 5전 전승(세트득실 +10)을 달성, 리그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박도현은 “이겨서 기쁘다”고 짧게 승리 소감을 전하며 “이제 설 연휴 전까지 한 경기가 남았다. 그 경기를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리핀은 오는 2일 나란히 5전 전승(세트득실 +8)을 달리고 있는 샌드박스 게이밍과 대결을 펼친다.

이날 바텀에서는 원거리 딜러 대 비 원거리 딜러 구도가 나왔다. 박도현은 1세트 카이사, 2세트 루시안을 플레이해 ‘테디’ 박진성의 빅토르와 카시오페아를 제압했다. 그는 “비 원거리 딜러와 원거리 딜러 모두 할 가능성을 열어뒀고, 상대 선택에 따라 결정했다”고 복기했다.

그리핀이 이날 2세트에 OP 챔피언으로 평가되는 카시오페아를 상대에 내준 건 다소 의외의 밴픽으로 평가됐다. 이에 대해 박도현은 “카시오페아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해 루시안을 따라 골랐다”고 설명하며 바텀 듀오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자신의 비 원거리 딜러 챔피언 숙련도에 대한 자부심 또한 숨기지 않았다. 박도현은 “어떤 바텀 맞대결 구도가 나오든, 비 원거리 딜러 챔피언을 나만큼 높은 퀄리티로 다룰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도현은 이날 루시안으로 ‘타는 불길(W)’ 스킬을 먼저 강화하는 독특한 스킬트리를 선보였다. 그는 “빅토르나 카시오페아를 상대할 때 루시안이 기본 공격을 하기가 힘들다. 이 빌드를 사용해 팔길이를 늘릴 수 있고, 포킹이 대미지도 은근 쏠쏠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습 과정에서 좋은 것 같아 연구해본 스킬트리다. 다만 다음 패치버전에서는 타는 불길의 마나 소모량이 많이 늘어나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라며 “즉 지금은 이 스킬이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보다 좋은 성능을 내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리핀이 메타를 선도하는 원동력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박도현은 “솔로 랭크에서 일반 유저들과 선수들이 맞붙으면서 많은 정보가 오고 간다”며 “좋아 보이는 건 팀 차원에서 수렴하고, 연습 과정에서 써본다. 만족스럽다면 바로 실행에 옮기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박도현은 이번 시즌 목표를 단 한 가지, LCK 우승 트로피 획득으로 정했다. 그는 “아직 LCK에서 우승을 해보지 못했으니 우승을 하고 싶다”며 “아직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우승한다면) 그 후에 생길 것 같다”고 전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