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겨울 바닷길 걸으며 ‘드라마 속 주인공’ 돼 볼까

입력 2019-02-02 06:30
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 전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설 연휴 기간 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돼 바닷길을 걸으며 겨울 바다의 매력에 흠뻑 취해보는 것은 어떨까.

최근 종연한 tvN 드라마 남자친구의 송혜교·박보검 커플의 데이트 장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남자친구의 국내 촬영지는 강원도 속초시 외옹치항에 있는 ‘바다향기로’다. 주인공들이 수시로 등장하는 장소는 동화호텔이다. 동화화텔은 외옹치항 일원에 조성된 롯데리조트 속초다.

속초시 대포동 일대에 조성된 '외옹치 바다향기로'는 과거 군사지역이었다가 지난해 65년 만에 민간에 개방됐다.

한국전쟁 이후 민간통제구역으로 관리돼 온 외옹치는 1970년 6월 고무보트를 이용한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군 경계 철책으로 완전히 가로막혀 민간인이 전혀 출입할 수 없었다.

‘바다향기로’의 총 길이는 1.74㎞다. 이 가운데 속초시가 추진한 속초해수욕장 구간 850m는 지난 2017년 6월 이미 준공됐다. 나머지 구간 890m는 롯데리조트 속초가 민간투자로 추진해 조성했다.

바다 향기로 아래엔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고, 산책로 뒤쪽엔 울창한 해송이 군락을 이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2월 걷기 여행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바다향기로를 “군부대 경계 철책이 있는 길을 따라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걸으며 분단의 현실과 역사의식을 고취하는 의미 있는 걷기 여행길”이라고 추천했다.

바다향기로의 개방시간은 여름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 겨울철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는 무료다.

속초시 관계자는 “관람 소요시간이 20여분 정도로 짧은 편이고 경사가 급하지 않아 남녀노소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 '도깨비'촬영지 강릉 영진해변 방사제. 속초해양경비안전서 제공

공유·김고은 주인공의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인 강릉 영진해변은 겨울 바다의 매력을 물씬 느낄 수 있다. 드라마 방영 기간 이곳은 연인들의 발길로 북적거렸지만, 요즘은 다소 한산하다.

주문진항과 사천진항 사이에 있는 영진해변은 커피 거리로 유명한 안목해변처럼 카페가 줄지어 있지 않지만, 맛과 향이 좋은 카페가 곳곳에 있어 커피 향을 맡으며 겨울 낭만을 느끼기에 제격이다.
강원도 강릉시 정동진∼심곡을 연결하는 길이 2.86㎞의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의 전경. 강릉시 제공

드라마나 영화에 나온 길은 아니지만 겨울 바다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바닷길이 있다.

강릉 정동진∼심곡 간 2.86㎞를 연결하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이다. 이곳은 동해 탄생의 비밀을 간직한 2300만년전 지각변동을 관찰할 수 있는 전국 최장거리 해안단구(천연기념물 제437호) 지역이다.

'바다부채길'이라는 이름은 강릉 출신 소설가 이순원이 이름을 지었다.

정동진의 부채 끝 지명과 탐방로가 있는 지형의 모양이 마치 동해(바다)를 향해 부채를 펼쳐 놓은 모양과 비슷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해안은 주상절리가 장관을 이룬다. 목재와 철재 데크, 해상 보도교로 탐방로가 이뤄져 있으며 편도 1시간10분 가량 소요된다. 탐방로는 안보상 이유로 4∼9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10∼3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만 개방한다.

너울성 파도, 태풍, 강설, 강우, 강풍 등 기상 악화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입을 통제한다. 다른 길과 달리 성인 3000원의 입장료를 받는다. 정동진 또는 심곡에서 출발할 수 있다.

속초=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