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기간 교통사고와 화재는 평상시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간은 연휴 시작 전날 퇴근시간대였다.
행정안전부와 도로교통공단, 소방청은 2013~2017년 5년간 설 연휴 전후 1만158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2만379명(사망 259명·부상 2만120명)이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고 31일 밝혔다.
특히 도로교통공단이 최근 5년간 가족 단위 이동이 큰 설 연휴 교통사고 형태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연휴에 발생한 사고 한 건당 사상자는 평상시보다 많았다. 평상시 607건이던 하루 평균 교통사고는 설 연휴 기간 445건으로 줄었지만 사상자는 152.9명에서 176명으로 오히려 15% 늘었다는 것이다.
교통공단은 “동승 사상자 비율이 50%로 평상시(42.2%)보다 높아 사상자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뒷좌석 사상자 비율(27.2%)이 조수석(22.8%)보다 높다는 점에서 뒷좌석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인한 사고 여파가 큰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사고 위험이 큰 날은 연휴 전날 퇴근시간대인 저녁 6~8시였다. 이 공식에 따르면 올해는 2월 1일 저녁 시간 귀성길이 가장 위험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또 설 당일 오후 2시~4시에도 안전운행을 당부했다.
지난 해 귀경길 국도에서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낸 김성락씨(42)는 “도로에 차가 막혀 오랜 시간 정차를 반복하다 보니 평소보다 운전에 집중되지 않았다”며 “막히는 도로일수록 차간 안전거리를 꼭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졸음과 과속 외에 교통사고를 유발한 것은 음주운전이었다. 음주운전 사고비율이 평소 10.32%인 것에 반해 설에는 12.94%나 됐다. 사망자도 평상시 12.3%에서 설에는 14.29%로 증가했다.
공단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명절 연휴기간의 사고, 사상자 비율은 아직 위험한 수준”이라며 “안전벨트 전좌석 의무화, 졸음 및 음주운전 방지와 더불어 이동계획을 여유 있게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 기간엔 화재도 더 많이 발생했다. 2014~2018년 5년간 설 연휴 때 총 3219건의 화재가 있었다. 연간 하루 평균의 118.6건보다 23.4%(27.7건) 많은 하루 평균 146.3건이다. 설 연휴 화재의 52%(1679건)는 오전 11시~오후 7시 사이에 일어났다.
장소별로는 주거시설이 938건(29.1%)으로 가장 많았다. 주거시설에서의 화재 사망자는 전체의 82.6%나 됐다. 연간 평균의 59.3%에 비해 훨씬 높았다.
주거시설 다음으로 서비스시설 417건(12.9%), 임야 385건(12%), 산업시설 342건(10.0%), 차량 229건(7.1%), 판매시설 145건(4.5%)이 뒤를 이었다.
화재 원인은 부주의가 1889건(58.7%)으로 가장 많았다. 전기적 원인도 636건(19.8%)이나 됐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