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복 터진 일본, 월드컵 앞둔 ‘모의고사’만 5회

입력 2019-01-31 15:11 수정 2019-01-31 19:10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대표팀 감독

일본 축구대표팀의 갈 길이 바쁘다.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이 끝나면 곧바로 오는 6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코파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을 마치고 다가오는 2022 카타르월드컵까지 무려 5개의 국제대회에 출전한다.

일본이 유독 많은 대회를 치르게 된 사정은 이렇다. 일본축구협회(JFA)는 러시아월드컵이 끝난 후 파격적인 결정을 했다. A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의 지휘권을 감독 한 명에게 통째로 주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A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23세 연령제한이 있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20 도쿄 올림픽에서도 전권을 쥐게 됐다. 한국의 경우 A대표팀과 U-23 대표팀은 선수단 운영체계에서 파울루 벤투 감독과 김학범 감독으로 완전히 분리돼 있다.

일본은 코파아메리카에 초청국으로 참가한다. 2019 코파아메리카는 브라질·아르헨티나·볼리비아·칠레·콜롬비아·에콰도르·파라과이·페루·우루과이·베네수엘라 등 남미 10개국 외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인 일본과 카타르가 초청국 자격으로 출전한다. 코파아메리카는 출전국 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1993년 에콰도르 대회부터 남미 외 대륙의 국가를 초청하고 있다.

일본축구협회는 당초 코파아메리카에 U-23 대표팀을 주력으로 해외파 일부를 합류한 채 나설 계획이었다. 대륙컵이긴 하나 초청국 신분이라 성인 국가대표 차출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컵을 치르며 방향을 바꿨다. 하지메 감독이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같은 전통 강호들을 상대로 선수들을 점검하고 싶다며 직접 요청했다.

2021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에선 아시아 대표 자격으로 나선다. 컨페드컵은 각 대륙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6개국을 비롯해 월드컵의 개최국과 디펜딩 챔피언이 예선 없이 8개 팀으로 치르는 대회다. 월드컵의 사전 리허설 형식으로 치러지는 만큼 월드컵 직전 해에 실제 경기가 열릴 구장에서 치르게 돼 있다.

2022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 2018 월드컵 우승국인 프랑스는 대륙컵 성적과 관계없이 컨페드컵에 참가한다. 이미 자리를 꿰찬 카타르가 아시안컵 결승에 오르면서 선착해 있던 일본 역시 컨페드컵행이 확정됐다. 우승에 실패해도 컨페드컵에 나설 수 있다. 카타르가 우승하면 일본은 준우승국으로서 대리 출전하게 된다.

하지메 감독은 부임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무려 3개의 대회를 지휘하게 됐다. 지금까지 성과는 훌륭하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2019 아시안컵에서도 결승에 올라 최소 준우승을 확보했다. 오는 1일 UAE에서 카타르와 우승컵을 두고 한판 대결을 벌인다. 오는 6월 코파아메리카를 마친 뒤 2020 도쿄올림픽과 2021 컨페드컵을 단계적으로 준비한다. 카타르월드컵은 하지메 감독의 최종 목적지. 이를 앞두고 ‘모의고사’만 5차례 응시하는 셈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