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는 최근 두 개의 컵 대회에서 탈락했다.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잉글랜드 카라바오컵에선 준결승까지 올랐지만 첼시에 일격을 맞았다. 지난 28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선 크리스탈 팰리스에 0대 2로 충격패를 당하고 32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간판 공격수인 해리 케인과 손흥민의 부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카라바오컵 탈락은 유독 뼈아팠다. 현시점에서 토트넘에 우승 가능성이 있는 사실상 유일한 대회였다. 첼시를 상대로 1차전에서 1대 0으로 이기고도 2차전에서 1대 2로 패하며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고개를 숙였다. 토트넘은 2007-2008 시즌 리그컵 정상에 오른 뒤 우승 트로피를 안지 못했다. 이번 시즌 역시 무관이 될 가능성이 커지자 팬들의 실망은 클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포체티노 감독은 28일 크리스탈 팰리스에 패해 FA컵에서 탈락한 직후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현실적인 우리의 초기 목표는 프리미어리그 4위권 진입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일부 팬들이 우승에 대한 절박함이 없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당시 포체티노 감독이 주축을 대거 제외하면서 로테이션을 가동했기 때문에 팬들의 분노는 더했다.
하지만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의 생각은 토트넘 팬들과 달랐다. 클롭 감독은 31일(한국시간) 영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 4위권 진입이 컵 대회 성공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포체티노 감독을 옹호하고 나섰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는 쪽이 컵대회 우승보다 값지다고 본 것이다.
현실적인 이유였다. 클롭 감독은 자본을 생각했다. 그는 “재정이 탄탄해야 팀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며 “컵 대회 우승이 다음 시즌 경제적 여건을 보장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리그에서 4위권에 진입해야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있고 그래야 많은 수입을 낼 수 있다”며 “포체티노 감독의 생각에 100% 동의한다”고 밝혔다. 또 “리그컵 우승을 차지해도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지 못한다면 팬들은 인정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