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박정진(43)은 세광고 시절 초고교급 좌완 투수로 명성을 날렸다. 연세대에서도 150㎞의 강속구를 뿌렸다. 1999년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아 계약금 2억원의 조건으로 입단했다.
입단 첫해 어깨 부상 탓에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고, 평균자책점 8.03을 남겼다. 2000년 역시 17경기에 나섰지만, 승패를 올리지 못했다. 2001년 4월에야 첫 승을 올렸다. 그해 30경기에 나와 57이닝을 던져 4승 3패,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했다.
2002년에는 마무리 투수로 시작했지만 1승 2패 4홀드를 올리는 데 그쳤다. 2003년엔 100.1이닝을 소화했다. 첫 100이닝이다. 6승 7패 3세이브, 11홀드를 올렸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뒤 2008년 복귀했지만 5경기 출전에 그쳤고, 2009년에도 17경기에만 출전했다.
2010년 투구자세를 바꿨다. 다소 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성적이 따라왔다. 56게임에 출전했다. 2승 4패 10세이브 6홀드를 올렸다. 2011년에는 64경기에 등판해 7승 6패 7세이브 16홀드까지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그해 올스타전에 처음 출전하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처음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2012년에도 63경기나 출전했다. 4승 4패 3세이브 12홀드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3년에는 부상으로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뒤 1차 FA가 됐다. 입단 15년 만이었다.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 옵션 1억원 등 총액 8억원에 계약을 맺고 잔류했다.
2014년 60경기, 2015년 76경기, 2016년 77경기, 2017년 55경기에 출전했다. 말 그대로 철완이었다. 2017년 말 계약 기간 2년, 계약금 3억원, 2년 연봉 4억5000만원 등 총액 7억5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4년 전 8억원에 이어 두 번째 FA 계약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어깨 부상 등으로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시즌 뒤 구단에 스스로 방출을 요청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구단도 동의했다. 그러나 그에게 손을 내민 구단은 없었다. ‘20년 한화맨’ 박정진의 기록은 위대하다. 통산 691경기에 등판했다. 45승 43패, 35세이브 96홀드를 기록했다. 100홀드에 4홀드만을 남겨뒀었다.
박정진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프런트다. 한화 구단 전력 분석 및 해외 스카우트 등의 업무 연수를 하게 된다. 스프링캠프에선 전력 분석 업무, 캠프 종료 후에는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 업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선수로서 20년간의 한화 구단 생활을 끝났지만, 프런트에 이어 코치직까지 한화와의 인연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