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패치서 너프된 라칸, 아쉬움 남았던 담원의 선택

입력 2019-01-31 00:00
라이엇 게임즈

‘화려한 등장’이라는 기술명이 무색할 만큼 밋밋한 등장이었다. 담원 게이밍이 9.2패치 적용 이후 첫 경기에서 화려한 등장(W)의 돌진 속도가 하향된 라칸을 꺼내 들었으나, 팀의 3연패를 막아내지 못했다.

담원은 30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진행된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정규 시즌 1라운드 경기에서 샌드박스 게이밍에 세트스코어 1대2로 패배했다. 연패 탈출에 실패한 담원은 2승3패(세트득실 +0)를 누적, 4위에서 6위로 추락했다.

1세트를 샌드박스가, 2세트를 담원이 압승한 것과 달리 최종 세트는 마지막까지 승자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었다. 최종 킬 스코어가 18-17이었을 정도로 난타전이 펼쳐졌다. 그러나 샌드박스가 끝까지 더 나은 집중력을 유지했다. 결국 마지막 대규모 교전에서 에이스를 띄우고 귀중한 승점을 챙긴 것도 샌드박스였다.

이런 가운데 담원이 마지막 세트에서 서포터로 라칸을 선택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법했다. 라칸은 이날 처음으로 적용된 9.2패치 버전에서 최고 장점인 갱킹 호응과 교전 유도 능력이 모두 반감된 상태였다. 그러나 담원은 마지막 챔피언 선택 단계에서 고심 끝에 라칸을 골랐다.

챔피언 숙련도에 대한 자신감이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담원 서포터 ‘호잇’ 류호성은 LCK 내에서 라칸을 가장 잘 다루는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올 시즌에도 라칸으로 4전 전승을 거뒀다. 아울러 이날 경기에서는 주요 특성으로 이동 속도 증가 효과가 있는 ‘포식자’를 선택하는 등 나름대로 능력치 하향에 대한 대비책 또한 준비해온 모습이었다.

류호성은 빠르게 ‘속도의 장화’를 구매했다. 경기 초반 포식자 효과를 활용, 라칸의 활동범위를 최대한 넓히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셈이었다. 하지만 ‘서밋’ 박우태(제이스)의 점멸을 낭비케 한 것 외에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라칸이 자리를 비운 사이 샌드박스에 바텀 라인 주도권만을 내주는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또한 라칸의 능력치 하향 이전처럼 번뜩이는 기술 연계를 선보이지도 못했다. 고도로 숙련된 프로게이머들은 슬로우 모션처럼 다가오는 라칸의 공격에 손쉽게 대처했다. 담원은 여러 차례에 걸쳐 갈리오-라칸-아트록스로 이어지는 군중 제어기 연계를 시도했지만, 이 역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다.

3연패로 궁지에 몰린 담원이 플랜B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 됐다. 담원은 오는 2월 1일 킹존 드래곤X와 다음 대결을 펼친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이제 라칸이 아닌 다른 필살기를 찾아내야 한다. 그래야만 상위권으로의 재도약을 노려볼 수 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