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 3관왕… 이성민·한지민, 안성기·김혜수까지 [올해의 영화상]

입력 2019-01-30 20:17 수정 2019-02-01 11:26

윤종빈 감독의 ‘공작’이 영화기자들이 꼽은 지난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한국영화기자협회가 주관하는 제10회 ‘올해의 영화상’ 시상식이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지난해 개봉 영화를 대상으로 한 시상식에서 ‘공작’은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까지 최다관왕인 3관왕에 올랐다.

‘공작’의 제작사 사나이픽쳐스의 한재덕 대표는 “사명감 같은 건 없었다.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사실 많이 힘들었다. ‘아수라’ 때 무대인사에서 정우성씨가 ‘박근혜 나와’ 하는 순간 시원하긴 했지만 돌아서자마자 겁이 났다. 당시 우성씨는 청와대에서 전화도 받았다. ‘공작’ 때도 이러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개봉할 때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한 일이 생겼다”고 얘기했다.

감독상은 8년 만의 복귀작 ‘버닝’으로 국내외 찬사를 받은 이창동 감독이 거머쥐었다. 대리수상자로 나선 나우필름의 이준동 대표는 “이창동 감독은 현재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고 계셔시다”면서 “‘버닝’은 개봉 전 떠들썩하게 말이 많았던 작품인데 영화기자협회의 도움 덕분에 비교적 순탄하게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감독상까지 받게 돼 감독님도 좋아하실 것”이라고 전했다.


‘공작’의 이성민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성민은 “대개 개봉 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 가는 길에 영화가 자신 있으면 떨리지 않고 의기양양하게 된다. ‘공작’ 인터뷰 내내 자신만만할 수 있게 해준 윤종빈 감독과 한재덕 대표께 감사하다. 조진웅 주지훈 그리고 황정민씨와 이 영광을 같이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쓰백’으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한지민은 “저에게는 숙제 같았던 무거운 영화였는데 과분한 상을 받았다. 화려하고 큰 영화들 속에서 이렇게 아프고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는 작은 영화에 불씨를 불어넣어주셔서 감사하다. 이렇게 상업적이지 않아도 의미 있는 영화에 계속해서 힘을 보태주셨으면 좋겠다. 저 역시도 그런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얘기했다.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공작’의 주지훈은 스케줄상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못했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독전’의 진서연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한 캐릭터이고 여배우가 이 역할을 하고 다음 행보를 어떻게 할까 걱정될 만큼 센 캐릭터여서 연기 생활을 접을까 생각도 했었는데, 놀라울 정도로 많은 사랑을 주셨다. 앞으로 뭘 보여드려야 할지 큰 걱정이 앞서지만 ‘독전’을 준비했던 때의 그 마음과 열정으로 계속 해나가겠다”고 감격해했다.

올해 특별 마련된 심사위원상의 주인공 김혜수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최선을 다해 소개해야 하는데 어떤 때는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없는 죄송스럽고 부끄러운 시간도 있었다.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 놓친 부분을 인터뷰하면서 느끼기도 한다”면서 “이렇게 오늘 ‘국가부도의 날’로 특별한 격려를 받으면서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올해도 힘내서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특별공로상에는 배우 안성기와 정지영 감독이 호명됐다. 안성기는 “앞으로 언제까지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매력 있는 연기자로 오래오래 하고 싶다. 앞으로 몇 년 안에 본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많이 기대해주시라. 아이 윌 비 백(I will be back)”이라고 말했다.

남녀신인상의 주인공은 ‘안시성’의 남주혁과 ‘마녀’의 김다미였다. 남주혁은 “앞으로도 더 노력하고 성장하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김다미는 “너무나 갑자기 큰 행복을 받아 과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올해도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사람, 좋은 배우로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죄 많은 소녀’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전여빈은 올해의 발견상을 받았다. 전여빈은 “묵묵히 힘을 주신 스태프들과 매 장면마다 함께 열정적으로 연기해주신 동료배우들, 개봉하기까지 애써주신 김의석 감독께 감사하다. 올해도 또 발견되는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울먹였다.


‘신과함께’ 시리즈로 쌍천만 흥행을 달성한 김용화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영화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김용화 감독은 “이 상을 이렇게 또 받게 되니 마음이 무거워진다”면서 “보석 같은 영감을 주신 주호민 작가님 감사드리고, 항상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는 집사람과 딸에게도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독립영화상은 김의석 감독의 ‘죄 많은 소녀’, 외국어영화상은 ‘보헤미안 랩소디’에 돌아갔다. 한국영화 100년 민족영화상은 영상자료원에 수여됐다. 올해의 홍보인상에는 투자·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의 윤인호 홍보부장이 호명됐다.

다음은 제10회 올해의 영화상 전체 수상자(작).
▲작품상=‘공작’
▲감독상=‘버닝’ 이창동
▲남우주연상=‘공작’ 이성민
▲여우주연상=‘미쓰백’ 한지민
▲남우조연상=‘공작’ 주지훈
▲여우조연상=‘독전’ 진서연
▲신인남우상=‘안시성’ 남주혁
▲신인여우상=‘마녀’ 김다미
▲올해의 발견상=‘죄 많은 소녀’ 전여빈
▲독립영화상=‘죄 많은 소녀’
▲외국어영화상=‘보헤미안 랩소디’

■특별상
▲특별공로상=정지영, 안성기
▲한국영화 100년민족영화상= ‘아리랑’(1926) ‘먼동이 틀 때’(1927) ‘사랑을 찾아서’(1928)
▲올해의 영화인상=‘신과함께-인과 연’ 김용화
▲심사위원상=김혜수
▲올해의 홍보인상=CJ엔터테인먼트 윤인호
▲올해의 영화기자상=경향신문 김경학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