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현(46·사법연수원 33기) 검사가 검찰 내 성추행을 폭로한 지 만 1년이 됐다. 서 검사의 용기 있는 폭로를 시작으로 사회 각 분야에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이 번졌다.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극단 단원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은 커다란 사회적 파문을 불러 일으켰다.
이어 연예계에서도 배우 조재현·조민기·오달수·최일화 등이 성폭행 혹은 성추행 혐의를 받고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문학계에서는 ‘문단 내 성추행’이라는 이름으로 고은·하일지·황지우 등이 거론돼 논란이 일었다.
최근 스포츠계에서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코치의 성폭행 혐의가 보도돼 큰 충격을 줬다. 심석희 선수가 조 전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중 법적 처벌을 받은 가해자는 이윤택 전 감독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두 사람 정도에 불과하다. 안 전 검찰국장은 ‘미투 1호’ 서 검사가 성추행 및 인사 불이익 가해자로 지목한 인물이다. 안희정 전 지사는 1심 무죄 후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한국여성변호사회 김현아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투를 결심한 사람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소를 제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투 폭로가 법적 처벌로 이어지기 힘든 이유에 대해서는 “권력 관계로 인해 주변의 증언을 확보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법적 조언 등 준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한국여성변호사회는 홈페이지에 ‘#미투피해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성폭력 피해자들은 이곳에서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