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30일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나한테 힘든 고백을 해준 피해자들을 위해 정신차리고 알아봐야겠다고 결심해 공개하게 됐다”며 버닝썬 관련 의혹을 폭로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11월 폭행 사건이 벌어진 뒤 두 달 동안 침묵한 이유는
말하지 않은 게 아니고 처음 언론에 제보했을 때는 일반폭행사건으로 치부돼 크게 이슈화가 되지 않았다. 조금 더 자료를 모으고 사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짐작보다 큰 조직이 연루되어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움직여야겠다고 판단했다.
왜 큰 조직이 연루되어 있다고 생각하게 됐나
혼자 알아보려고 고군분투하는 나(김씨)를 불쌍하게 생각한 버닝썬 전직 가드가 해준 말 때문이다. 그 가드가 “대기업 자제들이나 고위층이 자주 찾는 고액 테이블에서는 마약을 대놓고 많이 한다. 불특정 다수 여자들에게도 (마약을) 술에 타 먹인다”고 언질을 줬다. 솔직히 개인이 파헤치기 버거운 사건이라고 생각했다.
성폭행 사건들은 어떻게 알게 됐나
내 폭행 사건이 주변에 알려진 뒤에 지인의 지인, 이런 식으로 건너서 성폭행 피해 사실이 내 귀에까지 들려왔다. 주로 하는 이야기가 남성이 준 술을 마시고 정신을 잃었는데 알고보니 약을 탄 술을 마신 거였고 아침까지 성폭행을 당했다더라, 이런 이야기들이었다.
성폭행 피해자들을 실제 만나서 사실을 확인한 적이 있나
버닝썬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을 실제 만났다. 손을 덜덜 떠는 사람도 있었고, 극단적인 선택까지 생각했다고 고백한 사람도 있었다. 경찰서를 찾아갔는데 꽃뱀 취급을 당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경찰에게 고소를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경찰이 귓속말로 “XX하지마 XXX아”라고 욕을 했다고 한다. 나한테 힘든 고백을 해준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정신 차리고 제대로 알아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공개한 것 이외에 추가 제보가 있나
앞서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소위 물뽕(최음제, 여성흥분제) 관련 글을 올리자 더 많은 사람들로부터 제보가 들어왔다. 클럽 관계자들이 최음제를 판매했고, 버닝썬 내부에서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했다는 내용들이었다. 구체적인 피해자 수는 말할 수 없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 제보를 해도 방송에서 막히고 기사가 지워지기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 앞으로는 수사기관에서 나서 제대로 수사가 진행되기를 원한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