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 다시 한번 백악관 실세로 지목됐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선 캠프 핵심인사였던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가 쿠슈너 때문에 트럼프 백악관에 합류하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크리스티 전 지사가 자신의 저서 ‘마저 끝내죠(Let Me Finish)’에서 쿠슈너가 2016년 대선 직후 자신을 쫓아내려 했다고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가 연방검사였던 2004년 쿠슈너의 부친 찰스 쿠슈너를 탈세와 증인 협박, 불법 선거자금 기부 등 죄목으로 교도소에 보낸 적이 있다는 것이다.
크리스티 전 지사는 당시 찰스 쿠슈너가 유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검사로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찰스 쿠슈너가 저지른 행위를 적나라하게 폭로했다. 크리스티 전 지사에 따르면 당시 찰스 쿠슈너는 누이가 대배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는 것을 막으려 애썼다. 때문에 누이의 남편이 성 판매 여성과 찍은 영상을 확보해 누이를 협박했다. 찰스 쿠슈너는 당시 유죄를 인정하고 24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14개월 복역했다.
크리스티 전 지사는 자신의 책에 2016년 대선 후 쿠슈너가 당시 트럼프 캠프의 실세였던 스티브 배넌에게 자신을 해고하게 시켰다고 썼다. 그는 “쿠슈너는 10년 전 일에 대해 아직도 구원을 갖고 있음이 명백했으며 배넌은 이를 조용히 묵인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크리스티 전 지사는 트럼프 캠프 인수기획팀장을 맡은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유력한 러닝메이트로 거론됐지만 대선 후 측근들과 함께 트럼프 진영에서 밀려났다.
쿠슈너가 아내 이방카 트럼프와 함께 백악관의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는 폭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백악관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두 사람의 이름을 합쳐 ‘자방카’라는 합성어가 나올 정도다.
크리스티 전 지사를 내쫓은 배넌과 라인스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도 자방카와의 분란 끝에 쫓겨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도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가 백악관을 쥐고 흔들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켈리 비서실장은 ‘어른들의 축’이라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을 통제해왔지만 결국 자방카의 등쌀에 이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