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박근혜 출당 시켰더니 탄핵 총리가 와”…황교안 정조준

입력 2019-01-30 17:41 수정 2019-01-30 17:42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정조준하며 당권 도전을 천명했다. 그는 “전당대회에 안 나오려고 했지만, 정치 경력도 전혀 없는 탄핵 총리가 등장하면서 탄핵 시즌2가 될 가능성이 생겼다. 그렇게 되면 내년 총선에서 한국당은 탄핵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며 오는 2·27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당이 여전히 특권 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 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어 “신인이 나오니까 사람들이 그쪽으로 몰린다. 이대로 놔두면 탄핵 총리가 당을 담당하게 된다”며 “1년간 당대표를 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친박 좌장들을 쳐내면서 친박 청산을 했는데, 또다시 당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이를 방치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의 성격이 ‘홍준표 재신임’에 있다며 황 전 총리와의 대결 구도를 거부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 ‘위장평화쇼’, ‘경제 망친다’는 내 말들을 막말이라고 덮어씌워 국민을 현혹시켰지만, 이제 홍준표의 말이 맞다는 게 밝혀졌다”며 “내 말이 옳았으면 재신임이 전당대회의 초점이 돼야지, 황 전 총리와 나를 비교하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황 전 총리를 겨냥한 듯 “총선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대여투쟁력이 있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얼굴 가지고 승부가 되냐”면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도 아니고, 이미지 정치만으로는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를 둘러싼 논란들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날렸다. 그는 황 전 총리가 책임당원이 아니어서 전당대회 출마 자격이 없다는 당내 논란에 대해 “선거인 명부가 이미 확정됐다. 선거인 명부에 있는 사람 중에서 피선거권 여부를 가리는 것이라 책임당원이 아닌 황 전 총리에게 피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가 법무부 장관이 되기 전부터 최순실씨와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황 전 총리가 몰랐다고 하는데, 몰랐다면 이인자로서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책임져야 할 문제”라며 “몰랐다고 해서 덮어질 문제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최근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황 전 총리가 1위를 한 것을 두고도 “지지율은 허상이다. 민주당이 야당으로 있을 때 문제인 후보는 지지율 3위였다”며 “17~18% 가지고 지지율 1위라고 하는 것은 넌센스이고 코메디”라고 꼬집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