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행어는 ‘홍준표가 옳았다’” 당권 출사표 낸 홍준표

입력 2019-01-30 16:06 수정 2019-01-30 16:24
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30일 2·27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7개월 여 만에 대표 자리 재신임을 꾀하고 있다. 한국당은 홍 전 대표가 사퇴한 후 지금까지 대표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지난해 7월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비대위 체제로 운영됐다.

홍 전 대표는 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교육공제회관에서 열린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 자리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이날 “나 홍준표가 다시 한 번 전장에 서겠다”며 “한국당 조강지처 홍준표가 당원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난 오늘 무거운 책임감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후 이 나라와 당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깊이 고민했다”며 “지금 내 나라는 통째로 무너지고 있다. 북핵 위기는 현실화됐고 민생경제는 파탄에 이르고 있다. 좌파 정권의 정치보복과 국정 비리는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고 피력했다.

홍 전 대표는 또 “한국당은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 대여투쟁 능력을 잃고 수권정당으로 자리매김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무기력한 대처로 정권에 면죄부만 주고 있다”며 “안보위기, 민생경제 파탄, 신재민·김태우·손혜원·서영교 사건 등으로 총체적 국정난맥의 상황인데도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우리당이 여전히 특권 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한다. 내가 정치생명을 걸고 당원들과 함께 악전고투할 때 차갑게 외면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당을 또 다시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당을 떠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라는 국민의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온라인 댓글 민심은 적게는 61%에서 많게는 94%에 달하는 국민들이 내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홍준표가 옳았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국민과 당원들의 엄숙한 부름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지 못하면 내년 총선 승리는 멀어진다. 총선 압승을 통해 좌파개헌을 막고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홍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내 남은 모든 것을 던져 당의 재건과 정권 탈환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약으로 ▲당 혁신기구 상설화 ▲이념·조직·정책의 3대 혁신추진 ▲유튜브·SNS채널 활성화 ▲네이션 리빌딩 보수우파 운동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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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 전 대표는 거듭 ‘홍준표 재신임’을 주창했다. 특히 25일과 26일 잇따라 대구 서문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아 “이번 전당대회의 핵심은 ‘홍준표 재신임’ 여부”라고 말했다.

그는 라이벌로 지목되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향한 날 선 비판도 잇따라 내놨다. 황 전 총리는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사실상 홍 전 대표와 황 전 총리 양강구도다.

홍 전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 전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 당은 제가 탄핵의 폐허 위에서 당원들과 합심하여 일구어 낸 당입니다. 이 당이 다시 도로 탄핵당, 도로 국정농단당, 도로 친박당, 도로 특권당, 도로 병역 비리당으로 회귀하게 방치 하는 것은 당과 한국 보수·우파 세력에게 죄를 짓는 일 입니다. 숙고에 숙고를 거듭하여 국민보수, 서민보수당으로 거듭나게 하여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28일 황 전 총리의 출마자격 논쟁에 대해서는 “이미 확정된 선거인 명부에 등재되지 않아 선거권이 없는 분을 피선거권 자격 운운하는 것은 난센스 중 난센스”라며 비판했다. 한국당 당규에는 ‘당비를 석 달 이상 낸 책임당원이라야 출마가 가능하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때문에 황 전 총리는 이제 막 입당한 새내기 당원이라 당 대표에 출마할 자격이 아직 없다는 주장이 일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