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7개월 만에 당권 재탈환을 선언했다. 그는 “정치생명을 걸고 당원들과 함께 악전고투할 때 차갑게 외면하던 분들이 이제 와서 당을 또다시 수렁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오는 2․27 전당대회에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에서 출판기념회 및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권에 맞서 싸워야 할 당이 여전히 특권 의식과 이미지 정치에 빠져 ‘도로 병역비리당’ ‘도로 탄핵당’ ‘도로 웰빙당’이 되려 한다”며 출마의 변을 밝혔다.
또한 “온 국민이 문재인 정권에 속았다고 하는데 한국당은 대여투쟁 능력을 잃고, 수권정당으로 자리매김 하지 못하고 있다. 무기력한 대처로 정권에 면죄부만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선·지방선거 패배론을 의식한 듯 “탄핵의 폐허 속에서 지지율 4%에 불과한 궤멸 직전 정당의 대선 후보로 출마하여 24.1%의 지지를 얻었고, 여당의 위장평화 공세가 전국을 휩쓸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28%에 달하는 득표를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당을 떠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라는 국민의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여러분과 약속했다”며 “온라인 댓글 민심으로 볼 때, 적게는 61%에서 많게는 94%에 달하는 국민들이 저의 주장에 공감하고 있다. ‘홍준표가 옳았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당권 도전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당원여러분들의 엄숙한 부름을 겸허히 받들겠다”며 “총선 압승을 통해 좌파 개헌을 막고,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홍 전 대표는 △대여투쟁력을 갖춘 인사 중용 △혁신기구 상설화를 통한 이념·조직·정책의 3대 혁신 추진 △고질적 계파주의 타파 등을 약속했다.
또한 “‘자유대한민국 건설’은 자유한국당이 만들어 가야 할 핵심과제”라며 “당과 보수우파의 모든 인적자산을 모아 ‘네이션 리빌딩’ 운동에 착수하겠”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24년간 당에 몸담으며 네 번의 국회의원, 두 번의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두 번의 당대표, 경남 도지사를 거쳐 대선 후보까지 당으로부터 말할 수 없이 많은 은혜를 입었다”며 “남은 모든 것을 던져 당의 재건과 정권탈환에 앞장섬으로써 그 은혜를 갚겠다”고 말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