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밑 을숙도 야생조류에서 H7조류인플루엔자 항원 검출...부산시 긴급방역

입력 2019-01-30 13:42
부산시는 설을 앞두고 국내 최대 철새도래지인 을숙도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H7조류인플루엔자(AI)항원이 검출돼 긴급 방역에 나섰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23일 을숙도에서 야생조류의 분변에서 시료를 채취해 이같이 확인했으며, 국립환경과학원이 고병원성 여부에 대한 정밀 검사를 시행 중이다.

AI 항원이 검출된 을숙도 주변 강서구와 사하구 지역에는 가금류 농가 64곳이 있어 농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사하구와 강서구 관계자는 “그동안 농가에 설치된 조류차단망에 구멍이 없는지 소독약은 곳곳에 잘 비치됐는지, 닭이 물을 잘 먹으며 건강한지 등을 점검했다”면서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는 항원이 검출된 반경 10㎞ 지역을 ‘야생조수류 예찰지역’으로 설정하고 가금류에 대한 이동 통제 및 소독에 나섰다.

또 가금농가 및 철새도래지·소하천 등에 대한 AI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시는 동물위생시험소와 공동방제단 소독차량 3대를 동원해 철새도래지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생석회 10t 및 소독약 500㎏을 구입해 축산농가에 보급했다.

이병훈 시 방역팀장은 “각 구·군을 통해서 해당 농가에 가금류와 사람의 이동 통제하도록 조치했고, 축협에 설치된 공중방역단도 방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가금류 농가들이 근심이 많아 방역에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낙동강에코센터 관계자는 “야생동물의 이상징후나 야생동물 폐사체 발견 시 환경부 AI 대응상황반에 즉시 신고하도록 지침을 받았다”면서 “철새서식지와 소하천 주변에 방역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에는 기장군과 금정·사하·해운대·강서구 5개 구·군에 336곳의 가금류 농가가 있다. 이들 농가에서 기르는 닭·오리는 14만 마리로 파악된다.

부산에는 2017년 6월에는 기장군 한 농가에서 AI 양성반응이 나와 닭, 오리, 오골계 등 4천228마리가 모두 살처분됐다.

2016년 12월에도 토종닭 20마리와 오골계 7마리를 키우는 기장군 농가에서 AI가 발견되기도 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난 21일 채취한 경남 사천만 야생조류 분변에서는 H7N6형 항원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을숙도와 사천만 일대 항원이 검출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0㎞를 ‘야생조수류 예찰 지역’으로 지정하고, 이 지역에서 사육 중인 가금·조류에 대한 예찰·검사를 강화하고 있다.

또 이들 지역에서 조류 이동을 통제하고 소독을 강화하고 철새 도래지와 소하천, 인근 농가에 대해서는 차단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