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 홍삼, 매일 2g씩 6개월 먹어도 문제 없다

입력 2019-01-30 10:31 수정 2019-01-30 11:00

설 명절을 앞두고 건강기능식품인 홍삼 제품을 선물로 준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간 국내에서는 홍삼 장기 복용의 안전성이 확립되지 않았고 일부 미국과 유럽 학계에서는 홍삼의 부작용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3개월 이상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인의 경우 정제 형태의 홍삼을 매일 2g씩, 24주간 복용해도 안전하다는 국내 다기관 대학병원 최초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제 형태는 불순물을 제거한 상태를 말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김경수, 성빈센트병원 송상욱·김하나 교수팀이 만 19세 이상 성인 총 992명을 대상으로 홍삼 정제로서 2g(홍삼농축액 형태로 3g)을 복용한 홍삼 복용군 490명, 위약 복용군 502명으로 나누어 24주간 시험용 식품을 복용한 후 발생한 모든 이상 반응을 수집했다.

이후 두 군을 비교분석한 양측 눈가림(이중 맹검),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 총 13개 국내 대학병원에서 시행했다.

그 결과 이상 반응 발생 비율이 홍삼 복용군 39.2%(192명), 위약 복용군 42.0%(211명)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30일 밝혔다.

홍삼 복용군에서 발생한 이상 반응은 비인두염(코 목 염증), 상기도 감염, 두통, 설사, 소양증(가려움증) 순이었다. 위약 복용군에서는 비인두염, 상기도감염, 두통, 설사, 어지러움증, 소양증 순으로 나왔다. 약물 유해반응(Adverse Drug Reaction)발생, 혈압, 체온, 간기능 수치도 홍삼 복용군, 위약 복용군 두 군간 차이는 없었다.

홍삼은 수삼을 증기 또는 기타 방법으로 쪄서 익혀 말린 것을 말한다. 이를 분말화하거나 물 등으로 추출해 농축 또는 발효 후 식용에 적합하도록 가공한 형태로 유통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피로회복과 면역력 증진, 혈소판 응집 억제를 통한 혈액흐름 개선, 기억력 개선에 대한 기능성을 인정해 건강기능식품으로 이용되고 있다. 국내에선 홍삼농축액의 경우 성인 기준 하루 3g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김경수 교수는 “혈압상승, 불안, 불면, 피부발진, 설사 등 ‘인삼 오남용 증후군’(Ginseng abuse syndrome)이라는 이름으로 논란이 돼 온 인삼 복용 관련 증상도, 홍삼 복용군을 위약 복용군과 비교한 결과 차이가 없음을 밝혀냈다”면서 “홍삼의 복용량과 기간의 안전성 관련 객관적 근거를 마련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부작용 문제가 제품의 품질 관리 문제인지, 복용량과 관련된 오남용에 의한 문제인지 원인이 불명확했다. 또 의약품처럼 명확한 용량 규정도 없어 복용량과 부작용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김 교수는 “미국 FDA에서는 3개월 이상 복용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으나 이번 연구결과 6개월까지 복용해도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단 어린이나 다른 약을 복용중일 경우는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홍삼 제품은 구입시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 인정 제품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고려인삼학회저널(Journal of Ginseng Research) 1월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