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차 맞는 LCK, ‘깜짝 픽’ 등장할까

입력 2019-01-30 08:00
무실 세트 전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그리핀. 상상력과 재미를 강조하는 김대호 감독은 “개인 퍼포먼스를 제한하지 않는 데 중점을 두겠다”며 선수들에게 자유로운 플레이를 주문했다. 라이엇 게임즈

2019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이 30일부터 3주 차 일정에 돌입한다. 앞서 45번의 맞대결에서는 밴 리스트에만 두 번 오른 킨드레드를 포함, 총 69개 챔피언이 밴픽창에 얼굴을 비췄다.

이제 전초전은 끝났다. 오프 시즌 동안 갈고 닦은 카드를 전부 꺼내야 할 시기다.

새로 등장할 확률이 높은 챔피언은 어떤 게 있을까. 해외 메이저 지역 대회인 중국 LoL 프로 리그(LPL), 유럽 LoL 유로피언 챔피언십(LEC),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의 밴픽 경향을 토대로 등장 가능성이 큰 챔피언을 들춰봤다.

LCK 외 3개 지역에 모두 등장한 질리언

LCK에서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은 질리언은 LPL과 LEC, LCS에서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LPL에서는 포지션 불문 전패를 기록했지만, LEC와 LCS에서는 각각 승리했다. 질리언은 포지션 스왑이 빈번한 최근 메타에도 부합하는 챔피언이다. LPL에서는 미드와 서포터로, LEC에서는 서포터로, LCS에서는 미드라이너로 쓰였다.

질리언이 주류 픽으로 돌아온다면 젠지 ‘플라이’ 송용준에게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라이엇 게임즈

질리언의 장점은 빠른 라인 클리어와 뛰어난 전투 지속 능력이다. 초반 난전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중후반 전투 구도에서 빛을 발한다. 궁극기 ‘시간 역행’을 사용하면 전사한 아군 챔피언을 되살릴 수 있어 대규모 교전에서 상대의 포커싱을 무너트릴 수 있다.

LCS에서 질리언을 꺼낸 팀 솔로미드(TSM) ‘비역슨’ 쇠렌 비에르그는 ‘질리언 장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는 질리언을 커리어 통산 19회 선택해 15승을 기록했다. LCK에도 질리언의 재등장을 반기는 선수가 있다. 젠지 ‘플라이’ 송용준이 질리언을 통산 18회 선택해 12승을 챙겼다.

누누와 윌럼프의 재발견

올 시즌 누누와 윌럼프는 LEC와 LCS에서 한 차례씩 등장했다. LEC에서는 미스피츠 게이밍 ‘막스로어’ 누바 사라피안이 오리헨전에서 꺼내 3킬 3데스 11어시스트로 활약했다. LCS에선 클라우드 나인(C9) ‘스벤스케런’ 데니스 욘센이 리그 개막전인 팀 리퀴드전에서 선보였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두 선수는 공통적으로 이른 시간 갱킹을 성공시켰다. ‘막스로어’는 3레벨 바텀 갱킹과 4레벨 미드 매복 플레이로 연달아 킬 포인트를 따냈다. ‘스벤스케런’ 역시 4레벨 탑 갱킹으로 팀에 퍼스트 블러드를 안겼다.

누누와 윌럼프는 LCS의 하부 리그 격인 2019 북미 아카데미 리그 스프링에서도 세 차례 나왔다. 누누와 윌럼프를 고른 선수들은 모두 주요 특성으로 여진을 선택, 팀의 탱커 역할을 도맡았다. 아이템으로는 ‘기사의 맹세’나 ‘워모그의 갑옷’ 등을 주로 구매했다.

kt ‘스맵’ 송경호의 케넨 통산 전적은 27전 22승 5패다. 그의 ‘모스트 파이브’(럼블, 나르, 마오카이, 케넨, 쉔)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라이엇 게임즈

현실이 된 ‘케넨이 금을 케넨’…도벽서 강점

LEC에서는 탑 AP 케넨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했다. 주요 특성으로 ‘도벽’을 선택하는 게 특징이다. 샬케 04 ‘오도암네’ 안드레이 파스쿠가 케넨으로 바이탈리티전과 프나틱전에 사용해 2승을 챙겼다. 미스피츠 ‘소아즈’ 폴 보이어도 SK 게이밍 상대로 4킬 2데스 4어시트를 기록, 팀 승리에 공헌했다.

도벽 케넨은 LCS에서도 한 차례 등장했다. 카운터 로직 게이밍(CLG) ‘팰런밴디트’ 케빈 우가 팀 리퀴드전에서 ‘임팩트’ 정언영의 우르곳 상대로 꺼내 들었다. 그러나 1킬 4데스로 저조했고, 팀은 패배했다.

LCK에서는 kt 롤스터 ‘스맵’ 송경호와 젠지 ‘큐베’ 이성진이 케넨 스페셜리스트로 정평이 나 있다. 두 팀이 나란히 1승3패로 부진한 가운데 케넨이 분위기 반전용 카드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두 팀은 31일 맞대결을 벌인다.

브루저들의 고향 LPL, 레넥톤 부활

LPL에서는 레넥톤이 부활했다. 비시 게이밍 ‘첼리지’ 시아 한시가 수닝 게이밍전에서 꺼내 승리를 거둔 게 시발점이었다. 이후 탑스포츠 게이밍 ‘369’ 바이 자하오, 펀플럭스 피닉스 ‘짐준’ 김한샘, 수닝 게이밍 ‘샤오알’ 시에 젠잉, JD 게이밍 ‘줌’ 장 싱란 등이 연달아 레넥톤을 골랐다. 레넥톤은 현재까지 10번 등장해 9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레넥톤은 LPL에서 탑라인 스테디셀러인 우르곳(32회), 사이온(14회), 아칼리(13회)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았다. 그 뒤를 잇는 건 아트록스(7회), 잭스, 피오라(이상 5회)였다. 이중 잭스는 LCK에서 정글러로만 4회 사용된 챔피언인데, LPL에서는 탑으로만 쓰였다.

이밖에 정글러로 자르반 4세(1승 2패), 렉사이(1패) 등이 등장한 것도 눈에 띈다.

29일 TOP 게이밍 대 LGD 게이밍전에서는 다시 한번 정글러 케인이 등장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인빅터스 게이밍(iG)의 정글러 케인에 허를 찔렸던 TOP가 역으로 정글러 케인을 준비했다. 같은 경기에서 LGD는 베이가 서포터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G2 ‘원더’ 마르틴 한센은 올 시즌 네 경기에서 전부 다른 챔피언을 선택했다. 우르곳, 아칼리, 세주아니, 카르마를 선택해 전승을 거뒀다. 라이엇 게임즈

상상력의 지역 LEC, 탑카르마, 아이번, 리븐이 한 경기에

깜짝 픽이 자주 등장하는 LEC에서는 탑 도벽 카르마-정글 아이번 조합이 등장했다. G2 e스포츠 ‘원더’ 마르틴 한센이 카르마를, ‘얀코스’ 마르친 얀코프스키가 아이번을 선택했다. 이에 맞선 로그는 정글 카서스-미드 리븐으로 대항했지만 최종 킬스코어 17-9로 대패했다.

탑에 스웨인(2회)과 세주아니(1회)가 재등장한 것도 색다르다. 탑 스웨인은 LPL에서만 한 차례 쓰였다. 세주아니는 전 지역에서 정글러로 애용하고 있다. 다만 LPL에서는 오 마이 갓(OMG)이 서포터로 한 차례 사용했다.

아프리카 ‘스피릿’ 이다윤의 챔피언 폭만 보고 포지션을 예측할 수 있을까? 그는 올 시즌 카서스, 녹턴, 애니, 니코, 모르가나를 플레이했다. 라이엇 게임즈

LCK도 변화의 바람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LCK에서도 지난 2주 동안 여러 깜짝 픽이 등장했다. 아프리카 프릭스 ‘스피릿’ 이다윤이 젠지전에서 선보인 원거리 딜러 애니가 대표적인 예다. 애니는 지난해 공식 대회에 등장한 적 없는 비주류 챔피언이었으나 올 시즌 아프리카에 첫 승을 안겼다.

킹존 드래곤X ‘데프트’ 김혁규는 아프리카 상대로 원거리 딜러 직스를 꺼내 승리했다. 지난해 비(非) 원거리 딜러 메타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혁규는 새벽까지 자진해서 추가 연습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성과가 올해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그리핀 ‘리헨즈’ 손시우는 킹존전에서 서포터 엘리스를 플레이했다. 좋은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가 아마추어 시절부터 엘리스 서포터로 솔로 랭크를 휩쓸었던 점, 2016년 스베누 코리아 시절에도 같은 카드를 활용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서포터 엘리스는 언제든 재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