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2명을 흉기로 찌르고 도주 중인 용의자 곽상민(42)이 마지막으로 행적이 포착됐던 함박산 인근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계속된 수사 난항에 곽상민의 인적사항을 공개하고 공개 수사로 전환했다.
원룸서 벌어진 살인 사건… 원인은 치정?
곽상민은 지난 27일 오후 9시30분쯤 경기 화성시 동탄의 한 원룸에서 발생한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다. 그는 권모(38·여)씨와 장모(41)씨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장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는 권씨와 장씨를 발견했다. 급히 두 사람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지만, 권씨는 끝내 숨졌고 장씨도 위독한 상태다.
피해자의 주변인은 과거 권씨와 곽상민이 교제한 사이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치정에 의한 범행을 염두에 두면서도 정확한 관계 파악을 위해 수사하고 있다.
버려진 도주 차량… 함박산서 사라진 용의자
사건 당일 출동한 경찰은 곽상민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곧장 추적에 나섰다. 이후 수원지역에서 곽상민의 투싼 차량을 발견하고 10여분간 뒤쫓았지만 용인 지역에 들어서면서 놓쳤다. 약 2분 뒤 용인 함박산 인근에서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춰선 곽상민의 차를 다시 발견했다. 이때가 27일 오후 11시쯤이다. 이 차량 안에서 피해자 혈흔이 묻은 흉기가 나왔다.
경찰은 먼저 곽상민의 차량 주변 CCTV를 확인했다. 영상에는 곽상민이 인근 주택가로 진입한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함박산 쪽으로 도주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경찰은 밤새 헬기 1대, 경력 5개 중대를 동원해 추적했으나 검거에 실패했다.
함박산은 해발 300m로 낮은 야산이지만 인근에 골프장,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 용인대학교 등이 위치해 곳곳에 등산로가 나 있다. 따라서 곽상민이 여러 길로 나누어져 있는 등산로를 이용해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났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 “용의자, 다른 지역에서 도주 중”
경찰은 현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동탄경찰서 형사 등 61명의 전담수사팀을 꾸려 곽상민을 추적하고 있다. 곽상민은 함박산 인근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도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곽씨를 추적 중이기 때문에 어느 지역에서 행적이 발견됐는지는 밝힐 수 없다”며 “현재 함박산을 벗어나 다른 곳에서 도주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29일 오전까지 계속된 수색에도 곽상민의 흔적을 찾지 못하자 이날 오후 공개수배를 결정했다. 곽상민의 인적사항, 범행 당시 인상착의, 사건 개요가 담긴 전단 5000장이 동탄 일대에 배포됐다.
경찰은 곽씨를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제보를 한 시민에게 최대 500만원의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신고는 국번 없이 112나 화성동탄경찰서 강력3팀 (031-639-1274, 010-9722-2254)으로 하면 된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