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빅뱅 승리가 운영하는 클럽 ‘버닝썬’에서 벌어진 폭행 사건을 두고 피해를 주장하는 김모씨와 경찰 간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김씨는 경찰이 폭행 피해자인 자신을 아무 이유 없이 체포했다고 말했지만, 경찰은 김씨가 난동을 피워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청와대 국민청원, SNS 등을 통해 자신의 피해를 지속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버닝썬에서 보안요원과 대표이사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외려 자신을 가해자로 몰았다며 인근 지구대로 연행된 뒤 경찰에게도 맞았다고 주장했다.
김씨가 인터넷과 SNS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당시 상황이 부분적으로 찍혀있다. 클럽 입구에서 출동한 경찰과 김씨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 경찰차 안에서의 상황 등이다. 특히 네티즌 눈길을 끈 것은 지구대 내부 CCTV였다. 한 여성이 경찰 여러 명에게 둘러싸여 지구대 밖으로 쫓겨나는데, 김씨는 이 여성이 자신의 어머니라고 했다.
김씨는 “경찰의 폭행 장면을 어머니가 휴대폰으로 찍으려 하자 (경찰들이 어머니를) 지구대 밖으로 끌어 던지고 문을 다 잠갔다”면서 자신도 폭행당했다고 말했다. 영상 속 김씨 어머니는 양쪽 팔을 경찰 2명에게 붙잡혀 지구대 밖으로 안내됐다. 다만 김씨 주장대로 경찰의 폭행을 입증할 결정적 장면은 찍히지 않았다.
경찰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현장 영상을 봤을 때 국민의 입장에서 정당하지 못한 공무집행이라고 비칠 소지가 있음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출동 경찰관으로서는 추가 피해방지 등 초동 조치가 우선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김씨는 경찰에 사안을 정확히 진술하기보다 주위에 폭언과 고성을 지르고 클럽 입구의 쓰레기봉투를 발로 차는 등 위력으로 업무방해를 하고 있었다”면서 “특히 보안요원을 때렸다는 진술까지 있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경찰은 부득이 김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게 됐다. 119구급대도 출동했지만 김씨가 거친 언행을 보인데다, 구급대원도 긴급 후송 환자가 아니라는 판단하에 철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와 클럽직원 장모씨를 모두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두 사람은 서로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현장에 없었던 장씨는 이후 지구대로 자진 출석해 폭행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경찰서 측은 “김씨가 출석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일방적 주장만으로 사건을 처리할 수 없다”며 “다수 관계자의 진술, CCTV 등 증거를 토대로 철저히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