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아세안 가서 보면 해피조선’ 발언과 관련해 “기본이 안 된 경제보좌관”이라며 “정중히 사과하고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안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 보좌관이 50·60대에게 ‘한국에서 할 일 없다고 SNS에 험악한 댓글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라. 학생들은 몽땅 해외로 보내고 싶다’고 말한 것을 듣고 아연실색했다”며 “청년들과 장년을 싸잡아 불평불만세력으로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이어 “편의점에서 알바하는 청년들과 답답한 마음에 산에라도 오르는 50대 가장과 얘기라도 한마디 해본 건지 묻고 싶다”며 “어디에서 이런 오만함을 배웠나. 정말 국민들이 분노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와대에 오만 DNA가 널리 퍼져있는 것 같다. 이런 마음자세로 만든 정책을 국민들이 어떻게 믿고 따를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당장 국민들 사이에선 영화 패러디로 ‘네가 가라. 신남방’ 이런 말이 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보좌관은 28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조찬 간담회에 강연자로 참석해 아세안 국가의 한류 열풍을 언급하며 “여기 앉아서 취직이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하지 마라. (아세안에서) 여기를 보면 해피조선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문과 졸업하면 취직 못 한다. 그런 학생을 많이 뽑아 태국, 인도네시아의 한글 선생님으로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김 보좌관은 중장년층을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사례를 언급하며 “50·60대 조기 퇴직하고 할 일 없다고 산에나 가고 SNS에서 험악한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 국가로, 인도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 보좌관이 청년실업자와 은퇴 세대의 아픈 현실을 비하했다는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논란이 일자 김 보좌관은 입장문을 내고 “신남방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으로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쳤다”면서 “저의 발언으로 마음이 상하신 모든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