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나오면 제가 바보가 돼요” 추가 공개된 손석희 추정 녹취록

입력 2019-01-29 11:42
손석희 JTBC 사장. 뉴시스

손석희(62) JTBC 사장과 ‘폭행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전직기자 김모(49)씨가 새로운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파일에는 손 사장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김씨와 2017년 4월 발생한 접촉사고 관련해 대화하는 음성이 담겼다. 접촉사고는 손 사장이 낸 것으로, 김씨는 이 사고에 대해 취재하다가 맞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는 김씨로부터 입수한 녹취 파일을 28일 오후 공개했다. 김씨가 먼저 정확한 사고 장소에 대해 묻자 손 사장 추정 남성은 “(경기 과천시) 교회 쪽”이라고 답했다. 손 사장이 사고를 낸 장소는 과천의 한 공영주차장이다. 주택가와 다소 떨어져 있고 인근에 교회가 있다.

남성은 이어 “그건 뭐 누구나 세우는 건데, 내가 진짜 왜 거기에 잠깐 세우고 있었는지 얘기하고 싶어 죽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다시 “혹시 화장실 다녀오셨느냐”고 묻자 남성은 “화장실이 아니다. 그보다 더 노멀(Normal)한 얘기다. 안 쓰겠다고 약속하면 얼마든지 말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정말 부탁하는데 어떤 형태로든 나오면 제가 정말 바보가 된다. 어떤 형태로든 안 써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손 사장이 이 사고의 기사화를 막기 위해 JTBC 정규직 채용을 먼저 제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신은 이를 거절했고, 이에 격분한 손 사장이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쯤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어깨, 안면부 등을 때렸다고도 했다. 김씨는 11일 인근 파출소에 찾아가 피해 사실을 알렸고, 13일 정식으로 신고를 접수했다.

김씨는 또 접촉사고 당시 손 사장의 차량에 젊은 여성이 타고 있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는 ‘손석희 동승자’가 오르내리고 있다.

손 사장 측은 김씨의 주장이 “명백한 허위”라는 입장이다. 특히 여성 동승자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근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 이는 이번 사안을 ‘손석희 흠집 내기’로 몰아가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는 김씨의 의도로 보인다”고 25일 보도자료를 내고 반박했다.

폭행 의혹 역시 사실이 아니라며 “김씨가 접촉사고를 기사화하겠다면서 먼저 JTBC 정규직 채용을 집요하게 요구했다. 이를 거절하자 김씨가 과도하게 화를 냈고 ‘정신 좀 차려라’라며 손으로 툭툭 건드린 것이 전부”라고 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