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는 차원에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에 대한 제재를 시작했다. 이에 대해 마두로 대통령은 “범죄적”이라고 비난하고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백악관 브리핑에서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기업 PDVSA를 상대로 자산 동결과 송금 금지 등의 제재 조치를 2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앞으로 미국의 관할권 내에서는 PDVSA의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인과의 거래가 일절 금지된다.
PDVSA의 미국 정유 자회사인 시트고는 예전처럼 기업을 운영할 수 있지만, 그들의 수익을 마두로 정권에 송금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PDVSA는 베네수엘라에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서기 전인 27년 전 시트고를 인수한 바 있다.
므누신 장관은 “PDVSA에 대한 제재는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자산을 더 이상 전용하지 못하도록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두로 대통령을 향해 “미국은 모든 외교·경제적 수단을 동원한 압박에 나설 예정”이라며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이나 민주적으로 선출되는 새로운 정부에 통제권을 넘겨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는 과이도 국회의장도 과도 정부를 세우기 위한 사전 작업에 들어갔다. 그는 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 국회에 PDVSA와 시트고의 새로운 이사회를 인선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할 것을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권력강탈자(마두로 대통령)와 그의 패거리들이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돈을 훔치는 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PDVSA는 마두로 정권이 비자금을 관리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 조치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그는 국영TV의 연설에서 국영 석유기업에 대한 제재를 “범죄적”이라며 “미국의 목표는 베네수엘라의 부를 빼앗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PDVSA의 석유 수익은 베네수엘라가 극심한 경제위기에 빠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소득원이었다”고 설명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