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남성이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의 한 클럽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했지만 되레 가해자로 몰렸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사건 이후부터 최근까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이런 주장을 줄기차게 해온 남성의 사연은 28일 지상파 뉴스를 통해 보도됐다. 그는 자신의 문제뿐 아니라 마약과 관련된 여성 범죄에도 이 클럽이 연루돼 있다며 이런 의혹이 곧 전파를 탈 것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이 남성이 실명을 공개한 클럽 버닝썬이 아이돌그룹 빅뱅의 승리가 운영하는 곳이어서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MBC는 28일 김상교(29)씨가 지난 11월 24일 오전 7시쯤 강남구 역삼동의 B클럽에서 보안 요원들과 이사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크게 다쳤지만, 출동한 경찰이 되레 김씨만 체포해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MBC가 입수한 CCTV에는 김씨가 보안요원에 끌려 나온 뒤 다리에 걸려 넘어지고, 이후 머리채를 잡힌 채 얼굴을 맞는 장면이 담겼다. 여러 명의 보안요원에게 붙잡힌 김씨를 클럽 이사인 장모씨가 마구 때리는 모습도 있었다. 김씨는 이날의 폭행으로 갈비뼈 3대가 부러졌다.
폭행 직후 경찰에 신고한 사람은 김씨였지만, 수갑에 채워져 끌려간 것도 그였다. MBC는 경찰이 김씨가 맞은 일은 무시하고, 그가 클럽 안에서 성추행했냐 안 했느냐로 손님과 시비가 붙은 일, 클럽 현관 앞 쓰레기통을 발로 차는 등의 일로 체포한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경찰은 김씨를 폭행한 장씨를 현장에서 찾지 않았다. 클럽 측은 MBC 취재진에 김씨에 대한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김씨가 안 끌려 나오려고 버티다가 욕을 하길래 화가 나서 그랬다”고 답했다. (포털사이트에서 영상이 노출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김씨의 사연은 MBC에 보도되기 앞서 보배드림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 등을 통해 먼저 알려졌다. 김씨는 직접 피해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클럽 이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여성을 도와준 뒤 그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B클럽의 상호인 버닝썬을 공개했다. 이 클럽은 빅뱅의 멤버 승리가 운영하는 곳이다. 승리는 지난해 2월 버닝썬 개장을 앞두고 가진 온라인 매체 빌로우(Below)와의 인터뷰에서 “클럽 버닝썬은 저와 오랫동안 함께 몽키뮤지엄을 해왔던 팀원들의 차기작이며 조금 더 큰 장소를 원했던 팀원들을 위한 저의 성의”라면서 “저는 함께 일하는 팀들을 최우선 순위로 둔다. 사업성이 좋고 나쁘고는 그 다음이다. 제 팀원들이 실력을 더 발휘할 수 있는 장소라고 생각하여 준비했다”고 밝혔다. 몽키뮤지엄은 승리가 운영하는 또 다른 술집이다.
김씨는 방송 이후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어느 누가 봐도 상식 밖의 일이고 밝히고 알려야 된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사람들이 내 말을 믿지 않아서 두 달 동안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내 생각이 잘못됐나. 이건 문제가 아닌 건가’라는 생각을 매 순간 했다”며 “경찰, 공무원들, 클럽 관계자들이 나를 이상한 사람 몰아갔는데 버텼다”고 했다.
그러면서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클럽 버닝썬에 대한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씨는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지난 11일 트위터에서 “데이트 강간 마약으로 알려진 ‘GHB’(일명 ‘물뽕') 약물을 사용해보셨거나 피해를 입으신 분들, 또다른 환각제나 최음제 사용에 대해 알고 계신 분들의 제보를 기다린다”고 올린 글을 언급하면서 이와 관련된 제보가 버닝썬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여성 피해자의 제보와 영상을 확보한 상태라고 김씨는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