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중석은 눈물로 뒤덮였다. 확신했던 우승을 눈앞에 두고 탈락한 좌절감, 한수 아래로 여겼던 일본을 상대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3골을 빼앗긴 모욕감이 관중석을 휘감았다.
이란은 28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아인 하자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일본과 가진 2019 아시안컵 4강전에서 0대 3으로 완패했다. 1976년 아시안컵 이후 43년 만에 결승 진출과 우승을 노렸던 이란의 도전은 여기서 좌절됐다.
이란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9위로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아시아 최강’이라는 평가에 손색이 없는 전력을 가졌다. 한국, 일본을 한수 아래로 여길 수 있는 나라는 아시아에서 이란 정도밖에 없다.
이란은 일본을 상대로 승리를 확신했다. 일본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모든 경기를 1골차 신승을 거뒀다. 강한 인상을 주지 못했다. 이란은 이런 일본을 상대로 첫 완패를 당한 나라가 됐다. 이란 관중석은 오사코 유야에게 선제골을 빼앗긴 후반 11분부터 어둡게 바뀌었다.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다. 부둥켜안고 우는 남녀도 관중석에서 포착됐다.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후반 추가시간 1분 하라구치 겐키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자 이란 관중석은 허탈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이란 선수들도 전의를 잃고 주심의 경기 종료 호각을 기다렸다.
일본은 아시안컵 최다 우승국이다. 통산 4회(1992·2000·2004·2011년) 정상을 밟았다. 아시안컵에서 결승에 진출한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 승률은 100%. 이제 통산 5회 우승을 조준하고 있다. 일본의 결승전 상대는 29일 밤 11시(한국시간) 아부다비 알자지라 모하메드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열리는 카타르와 UAE의 4강전에서 가려진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