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우승’ 찍은 사비, 일본 결승 진출 적중

입력 2019-01-29 09:31

월드컵을 앞두면 세계의 시선은 브라질 ‘축구황제’ 펠레의 입으로 향한다. 주요 대회를 앞둔 그의 우승국 전망은 형편없이 빗나갔다. 급기야 그에게 지목된 국가는 탈락한다는 말까지 떠돌기 시작했다. 이른바 ‘펠레의 저주’다. 스페인 대표팀과 FC바르셀로나의 황금기를 이끈 사비 에르난데스는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 펠레의 자리를 대신할 것처럼 보였다.

사비는 대회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 TV 프로그램 ‘알카스’에 출연해 본선 진출국의 전력 분석은 물론 토너먼트 결과까지 예측했다. 그의 전망은 현재까지 상당수 맞아떨어졌다. 그가 8강 후보로 지목한 나라 중 7개국이 실제로 토너먼트에 들어갔다.

예측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가 우승을 위해 4파전을 벌일 것으로 지목한 나라는 카타르와 호주, 일본과 이란. 이 중 UAE만이 호주를 꺾고 올라와 사비의 예상을 피해갔다. 특히 한국은 낙승이 예상됐던 지난 25일 카타르와의 8강전(0대 1패)에서 무기력하게 패하며 대회를 조기에 마감했다.

출전국 들 중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이란(29위) 역시 사비의 예상을 벗어나지 못했다. 사비가 전망한 대진표의 마지막 단계는 카타르와 일본의 결승전이었다. 스포츠 도박사 대부분은 이란의 낙승을 예상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그들이 아닌 사비와 일본의 손을 들었다. 사비의 분석대로 이란은 28일 일본에 0대 3으로 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비는 우승국으로 자신의 소속 리그인 카타르를 지목했다. 초기엔 사비의 예측이 카타르 팬들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조롱 섞인 빈축도 많았다. 축구는 결과론이다. 결과적으로 사비는 카타르의 돌풍을 정확히 예측하며 단순한 말치레가 아님을 증명해냈다.

그의 예상이 최종적으로 맞아떨어질지 여부는 이제 카타르의 손에 달렸다. 29일 UAE와의 4강전, 이 단계를 통과하는 오는 1일 결승에 선착한 일본을 꺾어야 한다. 그의 예측이 끝까지 맞아떨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