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한 안개비만” 서해 인공강우 실험 사실상 ‘실패’

입력 2019-01-28 16:24

지난 25일 서해상에서 시행된 인공강우 실험의 1차 분석 결과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상청은 환경부와 공동실시한 첫 인공강우 실험에 대해 28일 “기상항공기 관측 결과 구름 내부에서 강수 입자의 크기가 증가한 것이 관측됐으나, 기상 선박 및 지상 정규 관측망에서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상항공기에 장착된 구름물리 측정장비(구름 입자 및 강수 측정기)로 인공강우 실험을 한 이후 구름 내부에서 강수 입자의 크기가 증가된 것은 확인됐다.

그러나 인공강우의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 전남 영광 지역의 지상 정규 관측망과 기상 선박에서는 강수가 관측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영광 지역에 위치한 모바일 관측 차량에서 수분 동안 약한 안개비 현상이 있었다. 강수로 관측될 수준은 아니었다”며 “기상 선박 주위 해상에 비를 포함한 구름도 목격돼 정밀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와 기상청은 지난 25일 오전 10시 전북 군산서 120㎞ 떨어진 서해상에 기상항공기를 띄워 인공강우를 이용한 미세먼지 저감연구 실험을 진행했다.

기상항공기는 인공강우 물질 요오드화은을 살포해 구름 내부의 강수 입자 변화를 살피고, 기상관측선은 실험 지역을 중심으로 기상관측을 수행했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은 기상관측선에 장착한 미세먼지 관측장비와 내륙의 도시대기측정소 등에서 대기의 미세먼지 농도 변화를 연속적으로 측정했다.

기상청은 “기존의 인공강우 실험은 육상에서 제한적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실험은 육지에서 약 110㎞ 이상 떨어진 서해상에서 광범위하게 수행한 것”이라며 “향후 인공강우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기상청과 환경부는 이번 실험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에 대한 상세 분석 결과를 2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가뭄 해소 기술로 등장한 인공강우는 최근 악화된 대기질 개선 대책으로 주목 받고 있다.

김나연 인턴기자,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