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 KT 위즈를 시작으로 10개 구단 모두 스프링캠프로 떠난다.
사실상 남은 시간은 하루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FA 시장에 나온 15명의 선수 가운데 7명이 아직 계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시간 싸움에 돌입한 것이다. 스프링 캠프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고 FA 미아로 전락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모든 상황은 구단 쪽에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유일한 20대 FA였던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29)마저 계약 기간 4년을 채우지 못하고 3년과 총액 18억원에 사인을 해야만 했다. 한화 이글스 송광민(36)은 계약 기간 2년에, 옵션이 총액의 절반이나 되는 16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시장의 예상에 훨씬 못 미친 계약 조건들이다.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하면 선수 개인적으로도 막대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그러기에 졸속 계약이 속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남은 7명 가운데 현재로선 계약 기간 4년을 채울 선수가 1~2명에 그칠 공산이 크다. 계약 조건에서도 각종 옵션이 난무한 서류를 받아들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현재 남은 이는 한화 이용규(34)와 최진행(34), 키움 히어로즈 김민성(31)과 이보근(33),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35), 삼성 윤성환(38), KT 금민철(33)이다.
이들 가운데 윤성환의 경우 계약 기간이 초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용규와 최진행은 송광민의 경우에서 알 수 있듯 계약 기간 단축과 함께 각종 옵션이 포함된 마지막 협상 카드가 제시됐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성과 이보근의 경우 키움의 과거 행보를 미뤄 짐작할 때 과연 이들을 안고 갈 의사가 있을지조차 의문시된다. 노경은과 금민철은 계약 조건을 대폭 낮춰 막판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자유로운 이동이라는 FA 제도의 본래 취지는 사라지고 구단의 입맛에 따라 중소형 선수들이 끌려가는 구조로 점점 변질되고 있다. 보상선수 폐지와 FA 등급제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게 다가오는 시점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