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이 文대통령을 ‘방콕 대통령’이라고 비판한 까닭은

입력 2019-01-27 19:21

자유한국당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공개 일정 중 상당수가 청와대 내부 일정이었다는 점을 들며 문 대통령을 ‘방콕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홍보본부장을 지냈던 박성중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과 함께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10일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600일 간 청와대 홈페이지에 공개된 공식일정 2144건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공개된 일정 가운데 75%인 1611건은 청와대 내부 일정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1181건이 여민관 업무로 전체 55%에 해당했다. 박 의원은 “여민관 ‘방콕 대통령’이라 부를 만하다”며 “출입이 제한된 관저 보고도 102건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본관 일정은 263건, 영빈관 일정은 60건으로 나타났다. 공개일정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청와대 내부 보고로 전체 2144건 중 53%(1153건)를 차지했다.

반면 경제나 재난, 교육 등 현장 방문 일정은 24건에 불과했다고 한국당은 설명했다. 박 의원은 “북한 관련 일정이 33건이었다는 점을 보면 대통령 일정에서도 (경제보다) ‘북한이 먼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소통 부족도 도마에 올랐다.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취임 600일, 총 1800끼니 중 단 100회만 식사회동을 했다”며 “식사 회동이 거의 없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편한 참모들만 만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공개한 청와대 일정 참석자 10명을 보면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97회로 가장 많았고, 백운규·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65회), 김동연·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53회),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36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33회) 등이 뒤를 이었다. 문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만난 일정은 총 86회인데 이 가운데 한국당 의원과의 만남은 21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야당과의 단독 면담은 지난해 4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의 면담이 유일했다.

박 의원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600일 가운데 26.6%인 160일은 공식일정이 없었다”면서 “이 가운데 21일을 연차휴가로 사용했고, 나머지 139일의 일정은 ‘깜깜이’였다”며 “지난 대선 당시 ‘대통령 일정 24시간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지만 국민과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