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리베로 김해란이 V리그에서 처음으로 통산 디그 9000개를 달성했다. 김해란은 후배 리베로들에게 “리베로로서 받는 부담을 잘 견뎌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해란은 2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8-19시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개인 통산 디그 9000개를 돌파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김해란의 멋진 수비 활약에 힘입은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을 3대 0으로 완파하며 3연승을 달렸다.
김해란은 이날 디그 27개를 성공시키며 통산 디그 9000개를 넘겼다. 디그로 그의 뒤를 쫓고 있는 남지연(IBK기업은행)이나 임명옥(한국도로공사)과 2000개 이상 차이 나는 압도적인 기록이다. 김해란은 “디그를 9000개나 한 지 몰랐다”며 “팀 성적이 좋으면 개인 기록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라며 팀을 우선했다. 이어 “남자부보다 여자 선수들의 파워가 약하고 랠리가 길다 보니 공을 많이 받았던 거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김해란은 자신의 뒤를 이을 후배 리베로들에게 진심 어린 조언도 건넸다. 김해란은 “리베로는 잘해도 돋보이지 않고, 못하면 저것도 못 받느냐고 쓴소리 듣는 자리”라며 수비 전문 선수의 고충을 밝혔다. 그는 “이러한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면 정상에 설 수 없다”며 “꼭 견디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팀 동료 이재영은 “항상 제 마음속 MVP는 (김)해란 언니다”라며 “연습 때에도 가장 열정적으로 하니 동료들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극찬했다. 김해란의 수비력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는 질문에는 “솔직히 같은 팀인 것이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인천=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