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대권 주자는 당대표 불가…난 킹메이커 되겠다”

입력 2019-01-27 18:21
주호영 의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4선·대구 수성을)이 당대표 경선의 출사표를 던졌다. 주 의원은 ‘대선 주자 전당대회 출마 불가론’을 내세우면서 ‘킹이 아닌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했다.

주 의원은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의 틀을 부수고 재창조할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 절실한 때”라며 2·27 한국당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상수·김진태 의원에 이은 세 번째 당대표 출마 발표다.

주 의원은 “대선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본인 1명만 살아남고 나머지 대전 주자들은 모두 죽어야 한다”며 “대권 욕심이 없는 저부터 몸을 던져 문재인정부와 강력히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전당대회가 대선 전초전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 대선 후보가 당대표가 돼 당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 보수 인물들이 한국당으로 들어오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총선을 1년여 앞둔 시기에 대권 주자가 당대표에 오르면 당이 급속히 1인 정당화될 것이며, 총선 공천이 특정 인맥 중심으로 이뤄져 당내 분열과 계파 갈등도 지속될 것이란 논리다.

그는 당선 즉시 ‘대선 후보자 육성 프로젝트’를 실행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올해 말까지 차기 대선에 출마할 후보 10명을 선발한 뒤 내년에 5명으로 추리고, 2021년 9월 최종 1명을 세워 2022년 대선에 나서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당대표와 대선 주자 그룹을 중심으로 당 비전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주 의원은 “대선 후보들이 당장 올 상반기부터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성장할 수 있도록 당 차원의 시스템을 갖춰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주 의원은 “한국당이 지금처럼 괴멸적으로 어려워지는데 커다란 책임과 과오가 있는 분들이 또 다시 당의 얼굴이 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도 했다. 이어 “대선 후보가 당대표가 돼 당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력 보수 인물들이 한국당으로 들어오기를 바란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 주호영이 당대표가 될 때, 외부에 있는 보수 세력도 우리 한국당으로 올 수 있다”며 자신을 “어느 계파에도 치우치지 않고, 어느 계파와도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띄웠다. 주 의원은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른바 ‘태극기 부대’ 포용 문제에 대해 “연대가 되든, 통합이 되든 문재인 정권이 잘못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