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시 ‘파리 테러’ 추모작 도난… 통째로 뜯긴 문짝

입력 2019-01-27 22:05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 트위터 캡처

2015년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 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영국 그라피티 예술가 뱅크시의 그림이 사라졌다. 파리 경찰은 도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타클랑 극장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파리 시민은 물론 세계인에게 안타까운 테러의 기억물이자 (극장의) 소중한 소유물인 뱅크시의 작품을 누군가가 강탈했다”고 밝혔다. 뱅크시의 작품은 같은 날 새벽에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파리 경찰은 후드를 입고 절단기를 든 괴한들을 용의자로 지목했다. 뱅크시의 그림이 그려진 극장 문을 통째로 뜯어 트럭에 싣고 달아난 이들의 정황을 파리 경찰은 포착했다.

이 작품은 2015년 11월 바타클랑 극장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그려졌다. 이 테러로 인해 90명이 목숨을 잃었다. 뱅크시는 숙연하게 고개를 숙이고 묵념하는 소녀의 그림을 극장 비상문에 그려 넣었다.

프랑스 일간지 르프로그레스

뱅크시는 ‘얼굴 없는 화가’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오직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같은 곳에서만 공인된다. 건물 외벽처럼 공적인 공간에 풍자물을 기습적으로 그리고 사라진 뒤 SNS로 자신의 소행을 밝힌다. 자신의 작품을 파괴하는 전위예술로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의 작품 ‘풍선과 소녀(Girl with balloon)’는 지난해 10월 영국 소더비 경매에서 104만 파운드(약 15억4000만원)에 낙찰되자마자 갈기갈기 찢어졌다. 뱅크시는 이후 액자에 파쇄기를 설치해 직접 작동한 사실을 인스타그램으로 뒤늦게 밝혔다.

김도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