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사립여고에서 또 ‘미투(Me Too·나도 말한다)’ 폭로가 나왔다. 지난해에도 교내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 미투’로 인해 인천지역 교사 4명이 입건된 바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최근 인천시 부평구 소재 A여고의 학생들이 일부 교사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고 25일 밝혔다. 학생들은 폭로 전용 SNS 페이지를 개설해 피해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학생들이 글에 적은 피해 사례는 총 13개다.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표현과 여성 혐오적 발언이 담겨있다. 모두 이 학교 교사들이 한 말이다. 고발 글 작성자는 “이번 공론화를 통해 교사들의 인권 의식이 신장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글에 따르면 한 교사는 수업 도중 “교복이 몸을 다 가리기 때문에 음란한 상상을 유발한다”며 “사실상 교복이 가장 야한 옷”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나도 예쁜 사람이 있으면 성추행하고 싶을 것”이라는 발언도 들은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도 “나는 각 학년에 애인을 만드는데 이번엔 누구로 할까” “벌써 허리를 다쳐서 어떡하냐, 밤일은 어떻게 할 거냐” 등의 발언이 고발 글에 포함됐다.
자신을 2013년도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27일 글을 올려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선배들이 하지 못한 일을 (후배들이) 용기 있게 해내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공론화된 성폭력 문제 외에도 일부 교사들의 폭력적인 태도가 떠오른다”며 “욕설과 폭언을 일삼고 심지어 책을 던지는 등 폭력적인 성격으로 유명했던 한 교사는 교육청에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계속 근무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졸업생들도 연대의 힘을 믿고 학교를 바꾸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면 좋겠다. 앞으로도 (재학생들을) 응원하고 함께 지켜보겠다”고 했다.
시교육청은 논란이 커지자 학교와 학생들을 상대로 전수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시교육청의 전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