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 등 쟁쟁한 후보들이 출마를 예고했지만, 당내에서는 ‘보수 통합’ ‘계파정치 청산’을 위해 출마를 만류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권 주자들은 개의치 않고 제 갈 길을 가겠다는 입장이다.
홍 전 대표는 26일 부산 자갈치시장을 찾은 뒤 기자들과 만나 “(내가) 전당 대회에 출마한다면 (홍준표) 재신임 여부를 묻는 전당대회가 될 것”이라며 “30일 출판기념회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당대회에 3번 나갔지만, 국회의원에 얹혀서 선거해본 적이 없다. 전당대회는 국회의원이 아닌, 당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도와주고 말고는 관심 없다. 본인들이야말로 본인 역할을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당내 견제 세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전 시장, 황 전 총리의 출마자격 논란에 대해서는 “출마자격이 문제가 있다는 자체가 그 후보들이 문제가 있다는 뜻 아니겠냐”면서도 “출마 여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당권 주자들은 평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앞서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황 전 총리에게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했다. 그는 “황 전 총리가 당대표가 되면 한국당이 친박·탄핵 프레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며 “당내 통합은 물론 보수 통합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전 대표, 오 전 시장을 향해서도 “전당대회 출마 대신 2020년 총선에서 험지에 출마해 당에 기여해 달라”고 주문했다.
원유철 한국당 의원은 전당대회 문을 열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국당에 모처럼 타오르는 당원과 국민의 관심에 찬물을 끼얹고, 제1야당에 대한 희망을 없애서는 결코 안 된다”며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시장, 홍준표 전 대표 등 당원과 국민의 지지를 받는 모든 예비후보는 모두 전당대회에 참여해야 하고, 당 지도부는 성을 쌓을 게 아니라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택·주호영·심재철 의원 등 당권 주자들은 “이번 전당대회는 (킹이 아니라) 킹메이커를 뽑는 전당대회여서 대선주자가 나오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