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의 아시안컵 악몽, 슈팅 한 번이 전부였다

입력 2019-01-26 12:30
지동원이 25일(한국시간) 2019 AFC 아시안컵 8강전 카타르와의 경기에서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2019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대표팀에서 잔뼈가 굵은 지동원이지만 이번만큼은 그에게 악몽과도 같았다. 뜻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이젠 조기탈락으로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기회조차 없어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8강전에서 0대 1로 패했다. 토너먼트에서 두 번의 기회는 없다. 패배는 곧 탈락을 의미한다. 벤투호는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짐을 싸게 됐다.

이날 지동원은 선제 실점을 당한 후 막중한 임무를 띠고 그라운드를 밟았다. 한 점 차로 지고 있던 상황. 필요한 것은 득점이었다. 하지만 교체로 투입됐음에도 이상하리만큼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전진해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상대의 압박 속에 뒤로 밀려났다. 득점을 터뜨려 경기 흐름을 바꿔야 했으나 이날 경기에서 단 한 번의 슛조차 하지 못했다.

지동원은 필리핀과 1차전에서 휴식을 취한 직후 남은 4경기에서 모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날 경기 이전까지 키르기스스탄전 8분, 중국전 20분, 바레인전 40분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갔다. 하지만 4경기를 뛰며 그가 기록한 슛은 지난 17일 중국전(2대 0승)에서 나온 단 한번이 전부다. 그마저도 상대 수비수 블록에 차단당했다. 후반 교체로만 나서며 제한된 출전 기회만 받았던 것을 고려하더라도 아쉬움이 남는 활약이었다. 황의조와는 다른 공격루트를 제공하며 벤투 감독의 승부수가 되어야 했지만 제 몫을 다해내지 못했다.

한국은 카타르전 이전까지 4경기에서 모두 94개의 크로스를 시도했다. 높이를 이용한 축구가 경우의 수에 있었다면 제공권 싸움을 해줄 수 있는 피지컬 강한 공격수 한 장쯤은 있어야 했다는 얘기다. 결국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의 장점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성과도 얻어내지 못했다. 아시안컵에서만큼은 다른 유형의 공격수가 필요했다. 후방 빌드업을 바탕으로 한 연계와 템포가 플랜A였다면 다른 공격 루트도 구상하고 있어야 했다.

결과에 따른 책임은 감독의 몫. 큰 위력을 발휘하는 장신 공격수를 외면한 벤투 감독의 선택에 대해 물음표가 남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