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분투 비디디, ‘웅크린 챔피언’ kt 일으켜 세우다

입력 2019-01-26 00:38
‘비디디’ 곽보성. 라이엇 게임즈

시즌 초반 잔뜩 웅크리고 있던 kt 롤스터가 반등의 ‘힌트’를 찾았다. 이번 시즌 새로이 합류한 ‘비디디’ 곽보성의 공격성이 키포인트다.

곽보성이 맹활약한 kt는 25일 서울 종로구 LCK 아레나에서 열린 진에어 그린윙스와의 2019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1라운드에서 2대 0 완승을 거뒀다.

이날 르블랑, 아트록스를 고른 곽보성은 능동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2세트 연속 MVP를 받았다. kt는 매 세트 초반 데스를 허용하며 불리하게 출발했지만 곽보성이 번뜩이는 플레이로 공백을 메웠다. 날렵한 피지컬과 베테랑의 노련함이 동시에 묻어나는 활약이었다.

1세트에서 르블랑을 고른 곽보성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진에어 정글 신짜오가 스킬이 빠진 타이밍을 정확히 노려 르블랑을 쓰러뜨렸다. 그러나 이후 곽보성은 르블랑을 고른 이유를 증명했다. 탑과 정글의 도움으로 킬 반격에 성공한 뒤 그야말로 ‘원맨쇼’가 시작됐다. kt가 대규모 교전에서 잇달아 패했지만 곽보성의 르블랑이 전광석화 같은 움직임으로 킬을 만들며 균형을 맞췄다.

결국 ‘라바돈의 죽음모자’를 쓴 르블랑은 무지막지한 대미지 딜링을 뿜었다. 곽보성은 매번 상대 챔피언을 빈사상태로 만들며 대규모 교전을 하지 않고도 팀이 오브젝트를 챙길 수 있게 이끌었다. 마지막까지도 르블랑의 암살 플레이가 빛났다. 곽보성은 경기 초반 1데스를 제외하고 단 한 차례도 쓰러지지 않았다. 7킬 1데스 5어시스트, 킬 관여율 100%다.

2세트에서 곽보성은 아트록스를 골랐다. kt가 퍼스트블러드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번에도 곽보성의 공격성이 빛났다. 정확한 스킬 연계로 홀로 리산드라를 처치한 아트록스 이후 리산드라와 CS 격차를 벌리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곽보성은 합류전 양상에서 발 빠른 움직임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단 한 번의 데스도 허용하지 않으며 상대 핵심 딜러진의 진형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 대미지뿐 아니라 어그로 핑퐁 모두에서 눈부셨다. kt는 곽보성의 활약에 힘입어 28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kt가 야심차게 영입한 곽보성의 각성은 매우 고무적이다. 미드 중심의 최근 메타는 이에 더 힘을 싣는다. kt가 3연패에 몰렸을 당시 곽보성은 ‘의존적이다’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자 곽보성은 공격적인 챔피언을 골라 지난해 ‘넘버원 미드라이너’였던 파워를 증명했다. kt는 ‘비디디’라는 날개를 달고 비상할 채비를 마쳤다. 마침 바텀에서 비 원거리딜러를 골라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방식을 찾았다. 갈 길이 먼 kt가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회복할지 기대를 모은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