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카타르에 덜미를 잡히면서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을 8강에서 마감했다.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한 것은 2004년 중국에서 열린 대회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 25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카타르에 0대 1로 패하며 대회를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 부임 이후 11경기를 이어온 무패행진(7승 4무)도 마감했다.
벤투 감독은 이날 앞선 4경기와 마찬가지로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워 카타르를 맞았다. 기존 선발 중 공격에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황희찬(함부르크)을 빼고, 손흥민(토트넘)을 오른쪽 날개로 이동시키는 등 변화를 줬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는 황인범(대전)을 낙점했고 왼쪽에는 이청용(보훔)을 세웠다.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를 경계하면서 조심스럽게 탐색전을 펼쳤다. 한국은 공을 돌리며 공격 기회를 엿봤으나 찬스가 쉽게 나지 않았다. 상대 밀집 수비에 공간이 나지 않아 백패스를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한국은 전반 5개의 슈팅을 때렸으나 유효슈팅은 없었다. 카타르는 한국을 맞아 5명의 수비를 세우면서 역습을 시도했으나 앞선 경기와 같은 날카로움은 보여주지 못했다. 두 팀은 결정적인 찬스를 주고 받지 못하며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이어진 후반에서 한국은 전반보다 적극적으로 상대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3분 롱패스를 받은 황의조가 상대 수비를 제치고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중거리 슈팅을 연결했으나 골키퍼에 걸렸다. 후반 9분에는 손흥민이 때린 프리킥 역시 골키퍼가 쳐냈다. 후반 27분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돌파하며 때린 왼발 슈팅도 힘이 충분히 실리지 않아 골키퍼에 막혔다. 후반 31분에는 김진수(전북)의 왼발 프리킥이 골대를 맞추며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이 상대 골문을 여는 데 실패한 반면 카타르는 많지 않은 찬스를 살려 골을 성공시켰다. 후반 33분 압델아지즈 하팀이 기습적인 왼발 슈팅을 때려 골 네트를 갈랐다. 한국 선수들은 상대의 중거리 슈팅 상황을 대비하지 못했고 김승규(비셀 고베) 골키퍼 역시 몸을 날렸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