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인플루엔자(급성 독감) 환자가 확산되고 있다. ‘인플루엔자 이상행동’을 보이는 환자도 속출하고 있어 보건당국(후생노동성)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본 NHK 방송은 25일 지난 13일부터 20일까지 일주일간 추정 환자 수만 약 213만명에 달한다며 인플루엔자 유행의 심각성을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1주일간 전국 약 5000개 의료기관의 평균 환자 수는 53.91명이었다. 1999년 이후 가장 많았던 수치인 지난해 2월의 54.33명에 이어 2번째로 많다. 47개 모든 도도부현에서 경보 수준을 초과했다. 도도부현은 일본의 행정구역으로, 광역 자치 단체인 도(都) 도(道) 부(府) 현(県)을 묶어서 부르는 말이다.
가장 많이 검출된 바이러스는 H1N1형으로 10년 전 세계적으로 유행한 ‘신종 플루’ 바이러스다. 환자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유행과 더불어 ‘인플루엔자 이상행동’을 하는 환자들이 연이어 보고되고 있어 후생노동성이 대처법을 발표했다. 이상행동으로는 갑자기 뛰거나, 흥분해 창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하거나, 같은 자리를 계속 맴도는 등의 행동이 보고됐다.
후생노동성은 ‘발열이 나기 시작한 이틀 동안은 환자를 혼자 두지 않는 게 좋다. 창문을 잠가야 한다. 가능한 환자를 1층에 머물게 해야 한다’ 등 당부사항을 발표했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보고된 사례를 분석해 주로 10세 전후 환자들에게서 발열 후 이틀 내에 이 같은 증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대부분의 환자가 타미플루나 이나빌 등의 치료약을 복용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상행동이 나타난 환자 중 20%는 치료약을 복용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와다 노리유키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NHK와 인터뷰에서 “인플루엔자 환자에게 보이는 이상 현상은 갑자기 고열이 날 때 일어날 수 있는 증상”이라며 “보통 어린이에게서 많이 볼 수 있지만, 어른에게도 일어난다”고 밝혔다. 또 “인플루엔자 치료약을 복용한 후에도 이상 행동을 보인 사례가 있어 발병으로부터 대략 5일간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