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금 7천만원서 8년만의 억대 연봉’ 김헌곤, 악바리로 자리잡다

입력 2019-01-25 17:55 수정 2019-01-25 17:57

174㎝의 작은 키는 투수의 꿈을 접게 했다. 경남 창원 출신이지만 보기 드문 제주관광고를 졸업했다. 영남대를 졸업한 2011년 5라운드 36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지명됐다. 계약금은 7000만원이었다.

삼성 김헌곤(31)은 25일 지난해 연봉 8500만원에서 올해 1억5500만원으로 연봉이 껑충 뛰었다. 7000만원이 올라 인상률은 무려 82.4%나 됐다. 꿈에 그리던 억대 연봉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프로 선수로서의 출발은 정말 미미했다. 2011년 11게임에 출전해 12타수 1안타를 때렸다. 타율은 0.083이었다. 홈런, 타점, 득점은 아예 없었다. 절반이 삼진이었다. 2012년에도 10경기, 2013년 7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4년 1차 기회가 찾아왔다. 5월 1군에 콜업됐다. 외야진의 부상, 우타자 외야수 필요성 등에 의한 콜업이었다. 76경기에 나와 123타수 32안타를 쳤다. 데뷔 이후 처음 3홈런을 기록했다. 20타점과 17득점을 올렸다. 악바리 근성을 발휘해 처음 2도루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었다. 6경기에 출전했다. 13타수 1안타에 그쳤다. 2루타 1개가 전부였다. 타율은 0.077이었다. 그러나 첫 우승 반지를 끼는 영광을 누렸다. 시즌 뒤 상무 야구단에 입대했다. 2016년 상무의 주전 중견수로 나서면서 퓨처스리그 전체 타격왕을 차지했다.

상무에서 돌아온 2017년 좌익수 자리를 확보했다. 123경기에 출전했다. 356타수 94안타, 홈런 9개를 때려냈다. 타율은 0.264를 기록했다. 11개로 두 자릿수 도루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김헌곤은 딱 3할을 쳤다. 141경기에 출전해 513타수 154안타를 쳤다. 첫 100안타 돌파다. 11홈런으로 처음 두 자릿수 홈런도 기록했다. 도루도 22개나 기록했다. 71타점, 77득점을 기록했다. 무실책이 가장 눈에 띈다.

연봉이 억대로 오를만한 성적이다. 8년이 걸렸다. 프로선수 8년 동안 368경기에 나와 283안타, 23홈런, 141타점, 146득점을 기록했다. 실책은 8년 동안 단 3개다.

어찌 보면 2년 정도 좌익수에서 자리 잡았다. 완전한 주전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1~2년 더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특히 후반기 체력 저하가 엿보였다. 그러나 1루까지 언제나 전력 질주하는 김헌곤이다. 삼성의 악바리답게 충분히 주전 자리를 확보하는 2019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