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은 ‘2분’

입력 2019-01-26 06:00
24일(현지시간) 핵과학자회보(BAS)는 '지구 종말시계'를 올해도 자정 2분전으로 유지했다. 뉴시스

인류 멸망까지 남은 시간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지구 종말시계’가 올해에도 지난해와 같이 ‘자정 2분 전’으로 설정됐다. 시계가 가동된 이후 가장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다.

미국 원자력과학자회보(BAS)가 24일 핵전쟁의 위협, 기후변화 등을 고려해 지구 종말까지 ‘2분’ 남았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구소련이 수소폭탄실험을 반복하던 1953년과 같은 시간이다.

원자력과학자회보는 1947년 이후 20여 차례에 걸쳐 지구 종말시간을 발표하며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려왔다. 분침 조정은 다수의 과학자와 노벨상 수상자들이 모여 핵무기와 기후변화, 새로운 생명과학 기술 등 각종 분야의 변화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된다.

원자력과학자회보는 악화된 국제 안보 상황과 기후변화를 올해 종말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과 러시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과 미국과 이란의 핵 합의 파기, 북한 비핵화에 대한 불확실성, 탄소 배출량의 증가 등을 근거로 들었다.

레이첼 브론슨 원자력과학자회보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분침 변동이 없었지만, 안정의 신호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며 “핵무기 보유국 간의 협상과 기후변화로 과거 냉전의 시기와 같이 예측할 수 없는 위험한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로스너 원자력과학자회보 과학안보위원장은 “지구 종말시계가 유지된 건 나쁜 소식”이라며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파기와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가 국제평화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최초 지구 종말시계는 자정 7분 전인 11시53분으로 설정됐다. 미국이 수소폭탄을 개발한 다음 해인 1953년 자정 2분 전으로 ‘인류 멸망’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다. 이후 냉전 해체 등을 거치며 1991년 자정 17분 전까지 완화됐다.

최근 다시 자정에 근접하고 있다. 2015년에는 북핵 위기로 자정 3분 전을 기록했고, 2017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로 2분30초로 앞당겨졌고,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대응으로 다시 역대 최고치인 자정 2분 전으로 조정됐다. 이어 올해도 같은 수치로 유지됐다.

이슬비 인턴기자